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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결정판 '왔다! 장보리' 이유리만 남겼다


입력 2014.10.13 09:31 수정 2014.10.15 09:20        부수정 기자

막장 드라마 비판에도 시청률 30% 돌파

악역 이유리·'복수의 화신' 성혁 인기 비결

MBC '왔다! 장보리'가 막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12일 막을 내렸다._MBC

연민정이 점찍고 돌아왔다. 지난 12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두 얼굴의 이유리를 보여주며 김순옥표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극 후반 이유리가 점찍고 돌아온 '착한 유치원 선생님'으로 분해 시트콤스러운 코믹함을 선사했다. 이는 김 작가의 대표작 '아내의 유혹' 속 장서희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날 방송은 그야말로 제대로 된 '권선징악'을 보여줬다. 연민정의 엄마 도씨(황영희)는 민정을 구하려다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3년 후 출소한 민정은 자신 때문에 망가진 엄마를 보며 마음 아파하고 죄를 뉘우친다. 이후 국밥을 팔며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장보리(오연서)를 비롯해 찌끄레기 검사 이재화(김지훈), 비단(김지영)은 행복을 만끽한다. 대립하던 이재희(오창석)와 재화는 끈끈한 우애를 자랑하는 형제가 된다.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자극적인 설정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어렸을 때 친엄마의 악행을 목격한 후 사고를 당해 모든 기억을 잃은 장보리가 야반도주 중인 도씨모녀에 의해 길러지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내용이다. 한국 드라마, 특히 일일극과 주말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방송 초반부터 등장인물들의 불륜, 음모, 악행 등을 내세워 '막장'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극 후반부에 이르러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최근 안방극장이 '대박 드라마 실종'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성적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착한 얼굴 이유리 vs '악역의 끝' 연민정

'왔다! 장보리'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이유리가 맡은 연민정 캐릭터다. 연민정은 출세를 위해 남자친구를 배신하고, 아기까지 버린 악독한 여자다. 원하는 걸 쟁취하기 위해 장보리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전 남자친구 문지상(성혁)을 죽이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뼛속까지 악인인 연민정 역에 '착한 얼굴'의 이유리를 캐스팅 한 건 제작진의 '신의 한수'다.

2001년 KBS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한 이유리는 꾸준히 활동하며 연기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착하고 바른 이미지'를 지닌 그는 MBC '반짝반짝 빛나는'(2011)의 악역 황금란을 맡으면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tvN '노란 복수초'(2012)에서는 '복수의 화신'으로 분했다.

이번에 그가 맡은 연민정은 이유리의 진가를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악행은 밉지만 연기를 잘해 미워할 수 없었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보는 이유다. 눈을 부릅뜨고 "문지상!"이라고 외치는 표정, 보리에게 '후'를 날리는 장면, 유산한 사실을 숨기려 비빔밥을 먹는 장면은 이유리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착한' 장보리와 '나쁜' 연민정'의 대립은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오연서도 제 몫을 다했지만 시청자들을 끌어당긴 건 악역 이유리였다. 시청자 게시판에 "올해 연기대상은 이유리에게 줘야 한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다.

배우 이유리와 성혁이 12일 종영한 MBC '왔다! 장보리'에서 기대 이상의 열연으로 호평받았다.ⓒ MBC

'뛰는 연민정' 위에 '나는 문지상'

매번 악행을 저지르는 민정의 뒤통수를 치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문지상 역의 성혁(본명 홍성혁). 시놉시스에 문지상은 딱 두 줄만 나온 인물이었다. 그가 활약을 펼칠 거라고 기대한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문지상은 10년 연기 내공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민정의 남자친구로 등장한 그는 민정에게 버림받은 후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났다. 보통 '왔다! 장보리' 같은 드라마는 악역의 악행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성혁은 극이 진부해질 즈음 짜릿한 통쾌함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은 "'왔다! 장보리'가 아니라 '왔다! 문지상'"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갓지상', '탄산남', '인간 사이다'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시청자들이 '문지상'으로 개명하라고 할 정도. 그는 또한 딸 비단(김지영)을 향해 애틋한 부성애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미혼인 배우가 하기 힘든 아빠 역을 실감나게 연기해 호평을 받은 것.

올해 연기 경력 10년째인 성혁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오랜 무명의 설움을 떨쳤다. 차기작도 결정됐다. 내달 방송되는 KBS2 일일극 '당신만이 내 사랑'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선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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