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달러? SK 김광현, 왜 이 수준인가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4.11.12 10:44  수정 2014.11.12 10:48

국내서도 우려 낳았던 어깨 부상 전력 등 내구성 문제

완전한 이닝이터로 분류됐던 류현진과 큰 차이 결정적 원인

기대에 못 미치는 포스팅 금액으로 김광현과 SK 구단의 입장이 모두 난처해졌다. ⓒ SK 와이번스

미국 프로야구(MLB) 진출을 노리는 김광현(26)과 소속팀 SK 와이번스 구단이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공시를 신청했던 SK와 김광현은 11일(한국시각) KBO(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포스팅 최고액 입찰 금액을 전달받았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액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SK나 김광현이나 모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와 SK 측은 공식적으로 응찰액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와 관계자들의 SNS 등 입소문을 통해 약 200만 달러(22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낙관했던 쪽에서는 포스팅시스템에 나갈 경우, 최대 1000만 달러 내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류현진이 미국 진출 당시 기록한 2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해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 구단 내부적으로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행 의지가 워낙 강한 만큼 500만 달러 수준이라도 동의할 수 있다는 기류도 흘렀다.

김광현은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투수로서 국내에서 7시즌 이상 활악, 젊은 나이에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게 강점이다. 김광현을 호평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4~5선발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단점도 뚜렷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우려했던 부상 전력과 내구성의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김광현은 국내 프로무대서 이미 투수에게 민감한 어깨 부상 전력이 있고, 매 시즌 풀타임 선발투수와 이닝이터로서 꾸준한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김광현 측은 이미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한국보다 훨씬 빡빡한 일정과 많은 경기수를 소화해야하는 메이저리그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는 불안감이 있었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아시아 투수들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부상으로 고전한 사례가 많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보직 문제도 변수였다. 국내무대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었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중에는 김광현을 불펜 투수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위력적인 구위에 비해 제구력이 불안하고 구종이 단조롭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철저한 선발요원으로 분류되며 이닝이터와 내구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류현진과 포스팅 금액에서 격차가 벌어진 원인도 여기에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포스팅 금액으로 김광현과 SK 구단의 입장이 모두 난처해졌다. SK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김광현은 그래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SK로서는 에이스를 내주고 국내 선수 시장에서 그만한 FA 투수 한 명을 영입하기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금액이다. 김광현으로서도 자존심을 포기해가며 굳이 메이저리그행을 고집해야하는지 고민될 수밖에 없다.

한편, KBO은 SK 측에 일단 14일까지 응찰액 수용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최악의 경우, 김광현과 SK 구단이 미국진출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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