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분산개최 '반기는 자 VS 꺼리는 자'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1.15 12:05  수정 2015.01.15 12:09

야구 팬 입장에선 환영, 종일 야구 즐길 수 있어

선수들 체력 부담-타 스포츠 홀대 우려 목소리

KBO는 올해부터 주말 경기를 오후 2시와 5시 등으로 2~3경기를 나눠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5시즌 프로야구는 10개 구단 체제를 맞이하면서 하루에 5경기씩 열리고 팀당 경기수도 144경기로 늘어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여기에 더해 다음 시즌부터 그동안 일률적으로 진행돼오던 경기 시작 시간에도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주중에는 저녁, 공휴일을 비롯한 주말에는 낮에 모든 구장에서 경기를 일제히 시작했다. 이와 달리 KBO는 올해부터 주말 경기를 오후 2시와 5시 등으로 2~3경기 나눠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휴일에 그야말로 하루 종일 야구만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가급적 많은 경기를 즐기고 싶은 열혈 야구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기장이 인접한 서울과 수도권에서 경기를 '직관'하려는 팬들이라면 하루에 2경기도 즐길 수 있다. TV로 시청하는 팬들도 시간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야구 관람이 가능해진다.

프로야구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동시간대 하는 것보다 시청률 등에서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인기팀 경기나 빅매치 때는 중복 편성도 가능하게 돼 차별화된 중계를 두고 시청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분산 진행소식을 내심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많다. 특히, 현장에서는 생체 리듬에 민감한 선수들의 컨디션에 지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미 현재 리그 일정에서도 주중 저녁 경기에 익숙한 선수들이 주말 낮 경기를 치를 때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저녁 경기를 치르고 장거리를 이동해 이튿날 낮 경기를 치러야하는 구단들의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하다면 이른 시간대 경기를 치르는 팀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올 시즌부터 144경기로 늘어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체력적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일정이 프로야구 경기력의 질적인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타 스포츠 팬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방송사 입장에서도 상업성이 높은 스포츠는 프로야구임에 틀림없다. 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오면 각 스포츠 채널마다 사실상 야구중계 위주로 치우치다 보니 시간대가 겹치는 타 종목 중계는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야구를 제외한 타 스포츠팬들의 채널 선택권이 사실상 무시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프로야구 주말 분산 개최까지 현실화될 경우, 하루 종일 계속되는 야구중계에 치여서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프로축구나 프로농구 시즌 중계에는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의 수익성이나 편의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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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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