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3일 당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인도네시아 찔레곤에서 연산 300만톤 규모의 용광로에 첫 불을 지피는 화입식을 하고 있다. ⓒ포스코
포스코그룹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 타깃이 되며 대외신인도 추락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당장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 순방 당시 최대 성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로부터의 10억달러(약1조13000억원) 규모 투자유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고위 간부들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앞서 지난 13일 포스코건설에 대해 압수 수색을 벌인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은 물론, 정준양 전 회장의 부실기업 인수와 이명박 정부 실세들의 개입설까지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수사 방향은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의 전 수장인 정 전 회장과 정 전 부회장 시절에 만들어진 썩은 상처를 도려내는 데 집중돼 있지만,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다.
포스코의 대외신인도가 악화되며 해외 자본으로부터의 투자유치나 전략적 제휴 등 현 권오준 회장이 이끌어낸, 과거의 부실을 만회할 수 있는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일시에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한 중동 4개국 순방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의 압둘라만 알 모파디 총재를 만나 포스코건설에 대한 10억달러 투자유치와 건설, 자동차 분야 협력관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권 회장은 지난 13일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PIF는 우리의 국민연금에 버금가는 대규모 펀드로, 사우디 내에서 수많은 토목건설사업들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조인트벤처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며 이번 제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포스코건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으나, PIF로부터의 1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굳이 무리하게 기업공개를 강행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현금자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 제휴가 한 쪽에서 고개를 저으면 바로 휴지조각이 되는 ‘MOU’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빠르면 4월 초 PIF와 투자유치 등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검찰 수사로 인해 포스코건설은 물론, 포스코그룹 전체의 대외신인도가 악화되면서 본계약 체결이 틀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와 PIF간 MOU 체결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기간 동안 이뤄졌고, 그 자리에는 양국 장관(윤상직 산업부 장관, 이브라암 알아사프 사우디아라비아 재무부 장관)도 배석해 있었다. 양측의 대외신인도를 각국 정부 차원에서 보증해준다는 상징성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우리 정부가 포스코를 타깃으로 삼는다는 인상을 상대측에 심어줄 경우 계약이 원안대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 회장이 취임후 처음으로 가진 해외 IR 효과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포스코는 국내기업 중 뉴욕증시 1호 상장사로 올해 상장 20주년을 맞는다. 권 회장은 지난달 9일 뉴욕으로 날아가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뉴욕증권거래소 타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발로 전해진 검찰 수사 소식은 뉴욕 증시에서의 포스코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미 포스코와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등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