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도 피하지 못한 운명…5년째 ‘강등 징크스’ 지속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5.16 06:21  수정 2015.05.16 06:29

윤석영 소속 QPR 2부리그 강등 ‘한숨’

2011-12 시즌부터 계속된 불운, 언제까지?

윤석영이 속한 퀸즈파크 레인저스가 2부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석영(25)이 소속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가 결국 다음 시즌 2부리그 챔피언십으로 강등된다. 올해도 한국인 유럽파의 강등 징크스가 반복됐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유럽파들이 '강등 징크스'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11시즌부터다. 박주영(현 서울)의 AS 모나코(프랑스)가 2부 리그로 강등당하면서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한국인 선수들이 속한 구단이 하부리그로 강등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11-12시즌에는 이청용(현 크리스탈 팰리스)이 속했던 볼턴(영국), 정조국(서울)이 임대로 활약한 낭시(프랑스)가 2부리그로 강등됐고 2012-13 시즌에는 박지성(은퇴)과 윤석영이 속한 QPR이 역시 같은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2013-14 시즌에는 김보경(현 위건)이 속한 카디프시티(영국)가 강등 전쟁의 희생양이 됐다.

2013년 초 QPR에 입단하며 유럽무대에 발을 들인 윤석영은 불과 2년 사이에 벌써 두 번이나 2부리그 강등을 경험하는 기구한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한 팀에서만 두 번이나 강등을 경험한 한국인 선수도 윤석영이 최초다.

윤석영은 입단 첫해는 주전경쟁에서 철저히 밀려 프리머이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하고 팀의 강등과 함께 챔피언십으로 내려가야 했다.

팀이 1년 만에 1부 리그로 복귀한 올 시즌에는 초반 어려움을 극복하고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며 주전으로까지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지만, QPR은 또다시 강등의 악순환을 피해가지 못해 그간의 노력도 빛이 바랬다. 윤석영은 맨시티전 포함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하며 왼쪽 풀백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한편 올 시즌 챔피언십에서 활약한 김보경도 또 다른 불명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카디프시티의 2부 리그 강등을 겪은 김보경은 위건과 단기 계약을 맺으며 영국 무대에 잔류했다. 하지만 이번엔 위건이 3부 리그로 강등당하는 불운을 피하지 못했다.

2012년 당시 챔피언십 소속의 카디프시티와 계약하며 처음 유럽무대에 발을 들여놨던 김보경은 3년 사이에 챔피언십-프리미어리그-다시 챔피언십을 오고가는 파란만장한 이력 속에 2년 연속 강등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겪었다. 김보경은 위건에서는 17경기에 나서서 2골을 기록했다.

물론 한국인 선수들이 힘겨운 강등 전쟁에서 살아남은 경우도 있다. 2011-12시즌과 12-13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임대로 활약한 지동원과 구자철(마인츠)은 2시즌 연속 팀이 1부 리그에 극적으로 잔류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역시 선덜랜드에서 임대 선수로 활약하던 2013-14시즌 팀이 1부 리그에 잔류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참고로 한국인 유럽파 중 가장 많은 강등의 아픔을 맛본 것은 차두리(FC 서울)다.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절 빌레펠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마인츠, 코블렌츠, 프라이부르크 등에서 수많은 팀을 거친 차두리는 분데스리가에서만 무려 3번의 강등(승격 1회)을 경험한 보기 드문 이력을 세웠다. 안정환(은퇴)은 과거 독일 뒤스도르프시절, 김두현(성남)은 잉글랜드 웨스트브롬에서 활약하며 각각 강등을 경험한 바 있다.

물론 강등이 됐다고 해서 팀과 꼭 운명을 같이하라는 법은 없다. 윤석영은 비록 전력이 약한 QPR에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낼 기회가 적었지만, 출전한 경기에서 대체로 안정된 수비력과 날카로운 오버래핑을 선보이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강등이 된 구단들은 규모를 줄이기 위해 선수단 교통정리가 필수인 만큼, 윤석영 역시 이적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김보경도 위건과 6개월 단기계약을 맺은 만큼 이적에는 제약이 없다. 한창 전성기를 보내야 할 젊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하부 리그를 전전하는 것은 한국축구로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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