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37·삼성)이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에서 뛴다.
김동광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최근 강화훈련대상 16명을 선발했고, 여기에 문태영은 귀화혼혈선수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최근 4년간 주요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혼혈선수는 문태종과 이승준 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두 선수가 모두 대표팀에서 제외되며 문태영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앞서 문태영은 지난 2013년 유재학 감독이 이끌던 아시아선수권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이승준과의 경쟁에서 밀려 탈락한 바 있다.
문태영은 KBL에서 활약한 귀화혼혈선수 중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울산 모비스 리그 3연패의 주역이었고, 챔프전 MVP와 득점왕까지 경험했다. 이는 문태종이나 이승준도 경험해보지 못한 업적이다.
하지만 문태영은 정작 대표팀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KBL보다 오히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무대에서 더 강한 인상을 선보였던 문태종-이승준과 가장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문태종은 정교한 3점슛과 클러치능력이 빼어난 정통 슈터로서, 이승준은 압도적인 탄력을 앞세워 리바운드와 골밑플레이에 특화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문태영은 국제무대에서는 다소 어정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KBL에서는 3-4번이 두루 가능한 스윙맨이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 매치업을 이뤘을때 그다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스몰포워드나 파워포워드를 보기에는 신장이 작고, 슈터로서 활용하기에는 슛거리가 짧았다. 자연히 대표팀에서의 활용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문태종-이승준-김주성 등 노장급들이 모두 대표팀에서 물러나며 문태영은 이번 16인 명단에 포함된 최고령 선수다. 양동근이 실질적인 리더지만 문태영은 이번 대표팀에서 주득점원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 문태종의 공헌도가 매우 높았다. 문태종은 팀내 리딩 스코어러였고, 상대의 집중견제 속에서도 고비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뽑아내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반면 대표팀에서 문태종의 활약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형의 뒤를 이어 문태영이 이런 역할을 해야한다.
문태영 입장에서는 그동안 뛰어난 기량에도 늘 형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위상을 만회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냉정히 말해 이번 대표팀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대표팀 구성이 늦은데다 세대교체 시기를 맞이하며 전력이 불안정하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고 있는 문태영에게도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대표팀 승선 기회가 될수도 있다.
AG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중국, 이란 등 아시아 강호들의 도전에 맡서야하는 한국으로서는 주포 문태영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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