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피날레’ 감독 이상민, 과제와 희망 사이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3.03 23:40  수정 2016.03.04 16:07

6강 PO서 안양 KGC에 석패..시리즈 전적 1승3패 탈락

29승으로 괄목 성장, 우승 주역 영입에도 아쉬운 성적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 ⓒ KBL

서울삼성 이상민 감독이 사령탑 데뷔 2년차 시즌을 희망과 아쉬움 속에서 마무리했다.

삼성은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4차전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83-85 석패,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탈락했다.

삼성에서 현역 시절의 말년을 보낸 이상민 감독은 은퇴 후 코치를 거쳐 2014-15시즌부터 삼성 지휘봉을 잡았다. 전통의 농구명가를 자부했지만 2010년대 들어 하위권을 전전하는 약체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이에 프로농구 역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이상민 감독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팀을 맡은 첫해 삼성은 리그 최하위(11승43패)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이 감독이 선임되기 직전 코치 시절이던 2013-14시즌의 19승35패(8위)보다도 더 부진한 성적이다. 당시에는 선수구성도 좋지 못했음에도 이 감독의 역량을 바라보는 의문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울산 모비스의 3연패를 이끌었던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한꺼번에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가드 주희정을 보강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임동섭과 2년차 시즌을 맞이한 김준일의 성장으로 선수단이 대폭 물갈이되며 해볼 만한 전력을 구축했다.

결국, 삼성은 올 시즌 정규리그 29승25패를 기록하며 5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지난해보다 18승이나 더 따낸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

하지만 삼성의 성적을 바라보는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우승팀의 핵심 주역들을 고스란히 데려오고도 고작 5할이 조금 넘는 승률에 그친 것은 충분히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천적이기도 한 모비스가 문태영과 라틀리프를 모두 내주고도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변함없는 강세를 이어간 것을 두고 사령탑의 역량 차이가 비교대상이 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삼성은 정규리그 이상의 저력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다. KGC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기복심한 외곽슛에 발목이 잡히면서 결국 1승으로 플레이오프 연패 기록을 중단한 것에 겨우 위안을 삼아야했다.

4차전에서는 팽팽한 접전 끝에 시리즈를 원점으로 몰고 갈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종료 직전 문태영의 뼈아픈 실책과 이정현의 위닝샷에 분투를 삼켜야했다.

삼성은 여전히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고 선수층이 얇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30대 중반을 넘긴 문태영과 주희정이 공수에서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할 만큼 한계가 명확했다. 임동섭과 김준일, 장민국 등 젊은 포워드들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한 팀의 주축이 되기에는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쉬움 속에서 시즌을 마무리한 이상민 감독이 2년차에 겪은 시행착오와 성과를 거울삼아 다음 시즌에는 진화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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