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3시간 만에 풀려나
사법당국과 정부 상반된 입장으로 갈등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연방경찰에 강제 구인됐다.
5일 브라질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브라질 연방경찰에 전격 강제구인됐다.
연방경찰은 이날 오전 상파울루에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의 자택과 룰라 연구소에 대해 압수 수색도 병행했다. 연방경찰 200명과 국세청 직원 30명이 동원된 가운데 33건의 압수수색 영장과 11건의 체포 영장이 집행됐다.
연방검찰은 강제구인 직후 "룰라 전 대통령과 룰라 연구소가 뇌물수수 등 불법적 이익을 얻은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제기된 부패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고 3시간 만에 풀려났다.
룰라는 국영에너지기업인 페트로브라스 관련 비리 연루설과 함께 부동산 편법 취득, 지난 2006년 대선 불법자금 사용, 국영은행의 대형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영향력 행사 등 여러 부패 의혹에 휩싸였다.
룰라 측은 해당 의혹이 우파 야권과 언론의 거짓 주장이라며 전면 부인했으며 룰라는 사법 당국의 수 차례에 걸친 출두 요구를 거부한 채 서면조사에만 응했다.
이번 강제구인과 압수수색에 대해 정부와 집권 노동자당(PT), 노동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노동자당은 이번 강제구인이 조사 명목을 띠고 있지만 결국 현재 탄핵 위기에 몰린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을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시도라고 반발했다.
룰라는 빈민가에서 태어난 공장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운동을 이끌다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약 8년간 집권한 그는 2010년과 2014년 대선에서는 호세프 대통령의 당선과 재선을 이끄는 등 퇴임 후에도 남미 중도좌파의 대부이자 브라질 정치권의 막후 실력자로 꼽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