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흡연, 태아 DNA 흡연자처럼 바꾼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환경보건과학연구소 연구결과 발표

임신 중인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태아의 DNA가 흡연자의 DNA로 바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임신 중인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태아의 DNA가 흡연자의 DNA로 바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의 스테파니 런던 박사는 임신 중 흡연이 담배를 피우는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것과 유사한 DNA 변화를 태아에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뉴스 투데이와 라이브 사이언스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런던 박사는 신생아 총 6685명과 그 어머니를 대상으로 진행된 13편의 연구논문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연구는 어머니들에게 임신 중 담배를 피웠는지를 설문조사하고 태어난 신생아의 탯줄에서 채취한 혈액의 DNA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임신 중 내내 담배를 피운 여성이 낳은 신생아는 DNA의 6073개 자리가 전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여성이 출산한 신생아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DNA 메틸화(metylation)에 의한 것이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엔 전혀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DNA에 소분자들이 달라붙어서 특정 유전자가 정상적인 발현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런던 박사는 "이런 DNA 변화들은 성인 흡연자들에게서 발견된 DNA 변화들과 유사했다"며 "태아가 직접 폐를 통해 담배연기를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담배연기 속의 많은 물질이 태반을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