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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포트' 스웨이드 "한국팬, 미친 듯이 열광적"


입력 2016.07.20 18:22 수정 2016.07.20 18:22        이한철 기자

8월 12~14일 '펜타포트' 헤드라이너

"또 다른 최고의 공연으로 남길"

록밴드 스웨이드가 '펜타포트'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 예스컴

브리티쉬 록의 자존심 스웨이드(Suede)가 8월 12~14일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2016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한국 무대에 섰던 스웨이드 멤버 맷 오스먼(49·베이스)은 최근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팬들은 환상적"이라며 "정말 미친 듯이 열정적이었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었다. 한국 관객들에게 받았던 애정 어린 환영만큼이나 멋졌던 공연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만큼 3년 만에 갖는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오스먼은 "정교하게 꾸며진 무대 같은 건 없다. 단지 지난 25년 동안 우리가 만들었던 가장 멋진 노래들을 크게 연주할 뿐"이라면서도 "이번 한국 공연이 우리의 또 다른 최고의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13년 '펜타포트' 공연 이후 3년만이다. 소감은?

여러분들의 열정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공연이 우리의 또 다른 최고의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

2011년과 2013년 두 번의 내한 공연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환상적이다. (한국은) 우리가 (오랜 시간) 가보지 못했던 나라들 중 하나였는데, 더 빨리 한국에 왔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산이 배경으로 있는 한국의 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었다.

우리가 공연하는 날에는 비가 엄청나게 많이 왔다. 무대 옆 계곡은 물이 차올라 길까지 물이 넘칠 정도였다. (퍼붓는 비 때문에) 페스티벌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추위에 떨고 비에 홀딱 젖은 생쥐 꼴이었다.

하지만 그날 공연은 우리에게 그해 모든 공연을 통틀어 단연코 최고였다. 관객들은 정말 미친 듯이 열정적이었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었다. 한국 관객들에게 받았던 애정 어린 환영만큼이나 멋진 공연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는지?

음식에 관심이 있다. 요즘 런던에서는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다. 하지만 이제 '진짜' 한국 음식을 먹어볼 차례다.

지난 1월 발표된 'Night Thoughts'에서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수록곡이 있다면?

'Outsiders'를 꼭 들어보라고 하고 싶다. 사실 브렛 앤더슨(보컬)의 부모님에 대한 노래다. 브렛은 우연히 그의 부모님이 이제 막 (부모로서) 삶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찍은 오래된 사진 한 장을 찾았고, 그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그들도 사실은 지금의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외부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곡은 '외부화'되는 것에 대한 찬사이며 그로 인한 공포와 기쁨을 동시에 담은 곡이다.

지난 앨범인 'Bloodsports'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번 앨범은 완벽하게 전성기로 돌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되도록이면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새 음악으로 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훨씬 좋다.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들을 통틀어서 보다 (모든 트랙이) 음악적으로 연결된 앨범이다. 동시에 스웨이드 초기 사운드와 지금을 이어주는 메아리 같은 트랙들도 담겨 있다.

'Night Thoughts'는 각각의 곡들이 진행될 때 마다 선명한 이미지가 남는다. 곡들의 진행을 봐도 각각의 곡들의 마지막 부분과 시작 부분이 연결되는 진행 방식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앨범을 처음 구상할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구상 했는지?

이번 앨범은 하나의 큰 콘셉트 아래 가족, 피해망상, 인생의 순환, 탄생과 죽음, 상실과 늙어감과 같은 인생의 많은 테마가 담겨있다. 특히 브렛이 처음으로 아버지가 되면서 이런 감정들이 많이 반영됐다.

스웨이드의 음악은 언제나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반영해왔고, 그렇게 커다란 사건이 그의 음악이나 곡을 쓰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들을 때 하나의 긴 트랙으로 느끼기를 바란다. 앨범에 담긴 트랙들은 서로 조금씩 번지면서 결국 모든 트랙이 자연스러운 접점을 형성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번 'Night Thoughts'은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세상에 홀로 존재한다는 '어른의 공포'"에 영감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밴드가 생각하는 "어른의 공포"는 무엇인가?

부모로서 두려움과 질문들이 커져나가는 어두운 새벽 3시를 생각해보라. 세상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폭력과 상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같은 것들 말이다. 바로 여기엔 이 세상의 거대함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느끼는 무기력함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 번의 해체를 겪었다. 해체가 밴드의 음악에 영향을 미쳤나?

지난번보다 이번 활동이 더욱 기쁘다. 첫 재결합 때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 그쳤다. 그럼 곧 투어를 돌고, 사랑하는 일들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들에 금방 다시 익숙해지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평범한 것으로 느껴지게 버린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특권인지를, 이렇게 좋다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지키기 힘든 것인지 깨닫게 됐다. 내 생각에 지금 우리는 여태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나은 라이브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우리는 무대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016년은 록 음악 역사에 있어 위대한 업적을 남긴 아티스트들이 많이 세상을 떠났다. 특히 스웨이드의 데뷔 시절 많이 비교가 됐던 데이빗 보위(David Bowie)도 세상을 떠났다.

데이빗 보위는 특히 우리가 자랄 때 전방위적인 영향을 끼친 존재였다. 한 사람을 통해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위가 있었기에 루 리드(Lou Reed), 이기 팝(Iggy Pop),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 패티 스미스(Pattie Smith)와 브라이언 이노(Brian Eno)까지 정말 무수히 많은 뮤지션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요즘의 소위 '팝스타'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복잡한 뮤지션이었다. 심지어 레이블에서조차 그의 비범한 재능을 두려워할 정도였다.

음악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뭔가.

사람들이 와서 '결혼할 때 스웨이드 노래를 틀었었어요'라고 하거나 '제 첫 키스를 할 때 당신의 노래를 틀어놨었죠' 같은 이야기를 해줄 때다. 우리의 음악이 이렇게 사람들의 인생에 얽혀 있다는 것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방식이다.

스웨이드에게 큰 지지를 보내고 있는 한국팬들에게 어떤 무대를 보여주고 싶나.

여러분들의 열정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교하게 꾸며진 무대 같은 건 없다. 단지 지난 25년 동안 우리가 만들었던 가장 멋진 노래들을 크게 연주할 뿐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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