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그바? 맨유 무리뉴, 누구를 원망하랴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6.09.19 13:54  수정 2016.09.19 14:02

선덜랜드전 1-3 패배...30년 만에 당한 굴욕

포그바 위치 선정과 루니 기용 등 패인

포그바 ⓒ 게티이미지

연승을 질주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위용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위기가 찾아왔다. 맨유는 18일(한국시각) 영국 왓포드에 위치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왓포드 원정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왓포드를 상대로 30년 만에 당한 패배다. 맨유는 1986년 9월 17일 0-1로 패배 이후 왓포드를 상대로 11연승을 달리며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알렉스 퍼거슨의 맨유 시절 승리가 대부분이다.

맨유는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이래로 커뮤니티 실드 우승 포함 공식 대회 4연승으로 순항했다. 언론에서는 리그 우승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일주일 전 맨체스터 더비 패배를 시작으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무리뉴 감독 용병술이 도마에 올랐다. 공수에서 모두 흔들리고 있다. 맨유는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넣고, 무려 7실점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공격이다. 2골 모두 상대의 어이없는 실수에 의한 행운의 골이었다. 맨시티전에서는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의 캐칭 미스에 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슈팅이 골로 연결됐고, 왓포드전에서는 혼전 중에 수비수에 맞고 마커스 래쉬포드 앞으로 공이 떨어진 덕분이었다.

공격의 패턴이 매우 단조롭고, 수비에서 허리를 거쳐 공격 진영으로 나가는 패스의 질이 무척 투박하다. 무리뉴 감독은 3선에 폴 포그바, 마루앙 펠라이니 등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을 중용하고 있는데, 이 조합의 문제점은 빌드업 전개에 능하지 않다는데 있다.

포그바는 데뷔전 이후 이적료에 걸맞은 경기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플레이나 탈압박, 묵직한 슈팅력을 간간이 보여줄 뿐,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포그바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파트너로 나서고 있는 펠라이니도 공격에서는 이렇다 할 영향력이 없다. 쓸데 없이 거친 플레이로 상대와 신경전을 벌이는데 정신이 집중돼 있다. 펠라이니의 불필요한 파울은 오히려 상대에게 세트 피스 기회로 이용되고 있다.

마이클 캐릭과 같은 유형의 선수가 그리워지는 경기였다. 포그바와 펠라이니의 발 끝에서 전진 패스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까지 크게 부각된 부분은 아니었다. 수비 진영에서 후방 빌드업에 능한 센터백 데일리 블린트가 이러한 역할을 대신했다. 그러나 블린트의 결장으로 빌드업은 실종됐고, 경기를 풀어줄 플레이메이커 부재에 시달렸다.

웨인 루니 ⓒ 게티이미지

웨인 루니는 전성기 장점을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

좌우로 벌려주는 롱패스 말고는 특별히 기대할 것이 없는 선수로 전락했다. 90분 동안 어이 없는 패스 미스의 연속이었다. 루니를 No.10으로 활용하는 무리뉴를 두고 현지 언론에서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맨유의 주장 루니를 과감하게 버리자니 상징성이나 라커룸에서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2선에서의 지원 부족은 이브라히모비치를 살릴 수 있는 방도가 사라짐을 뜻한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답답한 나머지 미드필드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고,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과 헤딩 경합을 했다.

맨유는 후반 중반 후안 마타의 교체 투입으로 중원의 숫자가 늘어나자 조금씩 살아났다. 1997년생 래쉬포드은 맨유 공격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이들로는 역부족이었다. 밀집 수비를 분쇄하기 위한 오프 더 볼이나 원터치 패스도 찾아볼 수 없는 맨유의 답답한 공격으로는 왓포드의 5백이 너무 높은 벽이었다.

이제 맨유는 21일 리그컵 3라운드 노샘프턴전, 24일 레스터 시티와 리그 6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이 기간 분위기 반전에 실패한다면 맨유의 부진은 장기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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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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