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닝 채우지 못했음에도 WAR 전체 1위
4년 연속 지구 1위, 이제는 WS 바라볼 때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팀 LA 다저스가 동부지구 우승팀 워싱턴 내셔널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이하 NLDS)에서 격돌한다. NLDS는 5전 3선승제이며 페넌트레이스 승률이 더 높은 워싱턴이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간다.
1~2차전은 워싱턴의 홈구장 내셔널스 파크, 3~4차전은 다저스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 5차전은 다시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다. NLDS 1차전은 8일 오전 6시 30분(한국시각) 시작된다.
[NL 디비전 시리즈] 다저스 vs 워싱턴
다저스는 6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마지막 우승은 1988년으로 28년 전이다. 2013시즌부터 4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하며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올라왔지만, 월드시리즈 진출은 요원하다. 다저스가 커쇼의 전성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게다가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고 있는 구단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프리드먼 사장을 영입하며 지출을 줄이고 구단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팬들이 오매불망 바라는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워싱턴은 1969년 창단 이래 아직까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올해를 포함해 4번뿐이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3번의 포스트시즌 진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 가지 흠은 지난 2번의 포스트시즌(2012·2014)에서 디비전 시리즈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 하퍼-스트라스버그 조합이 언제까지 팀에 남아있을지 불투명한 만큼 올해는 디비전 시리즈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선발 투수 비교(다저스 우세)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2승 4패 ERA 1.69)는 자타공인 지구 최고의 투수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두 달가량 결장했음에도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6.5를 기록,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1위를 차지했다. 규정 이닝을 채웠다면 사이영상은 당연했다. 심지어 149이닝 소화에도 사이영상은 커쇼의 것이라는 주장도 나올 정도다.
문제는 커쇼가 포스트시즌만 되면 페넌트레이스에서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13경기 2승 6패 ERA 4.59로 부진하다. 이러한 커쇼의 부진은 3일 휴식 후 등판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커쇼의 뒤를 이어 나오는 투수들은 리치 힐(다저스 이적 후 3-2 ERA 1.83)과 마에다 켄타(16-11 ERA 3.48), 그리고 신인 훌리오 유리아스(5-2 ERA 3.39)가 유력하다. 힐과 마에다까지는 믿을만하지만 신인 유리아스에게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는 다소 부담스럽다.
다저스는 3차전 선발까지만 예고된 상태인데 4차전까지 시리즈 승패가 1승 2패로 밀린다면 그동안 계속 실패해 왔던 커쇼의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무리수를 다시 고민할지도 모른다.
워싱턴 역시 선발진이 썩 믿음직스럽지는 못하다. 2선발 스트라스버그(15-4 ERA 3.60)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버그는 빨라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은 1차전 선발로는 맥스 슈어저(20-7 ERA 2.96)를 예고했다. 2~4차전 선발로는 태너 로와크(16-10 ERA 2.83), 지오 곤잘레스(11-11 ERA 4.57), 조 로스(7-5 ERA 3.43)가 차례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나쁘지는 않지만 다저스와 선발 매치업을 비교하면 조금씩 밀린다. 워싱턴 역시 3차전까지 시리즈 승패가 밀린다면 슈어저를 4차전에서 3일 휴식 후 등판시킬 가능성도 있다.
불펜진 비교(백중세)
워싱턴은 마무리 조나단 파펠본(19세이브 3블론 ERA 4.37)이 부진했다. 결국, 피츠버그의 마무리 투수 마크 멜란슨을 영입했다. 멜란슨은 이적 후 17세이브 1블론 ERA 1.82로 대단히 만족스러운 활약을 해줬다. 필승조 숀 켈리(13홀드 7세이브 ERA 2.64)와 블레이크 트레이넨(22홀드 1세이브 ERA 2.28) 역시 안정적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불펜이 약점이었던 다저스지만 올해는 불펜 ERA 3.35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세이브성공률은 68.1%로 리그 7위를 기록하며 체감상으로는 여전히 불안했다. 마무리 투수 켈리 젠슨은 6블론을 저질렀지만 47세이브 ERA 1.83으로 성적 자체는 준수했다.
필승조 조 블랜튼(28홀드 ERA 2.48)과 페드로 바에즈(23홀드 ERA 3.04)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좌완 불펜인 아담 리베라토레(13홀드 ERA 3.38)가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아쉽다. 팀의 47세이브를 모두 마무리 켈리 젠슨이 기록한 것 역시 다저스의 젠슨 의존도를 말해준다.
타선 비교(백중세)
워싱턴 타선은 모든 지표에서 다저스 타선을 앞선다. 하지만 문제는 타선에 부상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브라이스 하퍼(OPS 0.814 24홈런 21도루)는 시즌 막판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강정호 태그에 속아 슬라이딩 과정에서 경미한 부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복귀했다.
하퍼는 컨디션을 회복해 복귀했지만, 올해 가장 뜨거운 타자였던 대니얼 머피(OPS 0.985 25홈런 5도루)는 다소 무리하게 복귀한 것으로 보이며, 주전 포수 윌슨 라모스(OPS 0.850 22홈런)는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신인 트레아 터너(OPS 0.937 13홈런 33도루) 정도만이 제 컨디션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다저스는 별다른 부상 선수는 없었지만 간판타자 애드리안 곤잘레스(OPS 0.784 18홈런)와 올 시즌 문제아로 전락해 시즌 후 이별이 예정된 야시엘 푸이그(OPS 0.740 11홈런 5도루)의 부진이 아쉬웠다.
트레이드로 야심차게 영입한 조쉬 레딕(이적 후 OPS 0.643 2홈런)도 이적 후 깊은 부진을 겪고 있다. 대신 신인왕이 유력한 코리 시거(OPS 0.877 26홈런)와 “터너 타임” 저스틴 터너(OPS 0.832 27홈런)의 활약은 기대할만하다.
승부 예상
정규 시즌을 기준으로 볼 때 전체적인 전력은 워싱턴이 우세했다. 적어도 부상 악령에 시달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스트라스버그와 라모스가 부상으로 이탈했으며 머피의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은 상당히 큰 악재다. 다저스의 경우 올 시즌 예상보다는 부진했지만 전체적인 전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 별다른 부상 선수도 없다.
최고의 에이스 커쇼가 포스트시즌의 악몽을 딛고 명성에 걸맞은 투구만 해준다면 다저스가 대어 워싱턴을 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 길준영/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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