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해체·대법원장 탄핵 움직임에
국민의힘, 李대통령 5개 형사재판 겨냥
나경원 "재판 재개, 사법부 파괴 막는 일"
정부·여당의 거침없는 사법부 압박 기조에 맞서 국민의힘이 미결로 남아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거대 의석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 해체를 강행한 데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등 사법부 압박을 위한 강경 행보를 이어가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중지된 5개 형사 재판을 정조준하며 '역린 공략'에 나선 형국이다.
나경원 의원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되면 죄가 사라집니까'를 주제로 열린 당 정책의원총회 주제 발표에서 "헌법 84조나 헌법 68조2항에 따라 대선을 다시 하는 규정에 판결이 그 이유 중 하나로 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재판이 진행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단됐다"며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등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7월 22일 법원이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 재판 기일까지 연기하면서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의혹 1심 △대북송금 의혹 1심 △법인카드 유용 의혹 1심 등 5개 재판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대부분이 국정 운영의 안정을 위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고려한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하는 것이 사법부 파괴를 막는 일이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는 일"이라며 "이 지경에 이른 데엔 법원의 책임도 자유롭지 않다"고 일갈했다.
또 최근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압박하는 것을 사법부를 장악하고,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려는 데 방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무조건 국정감사장에 끌고 오겠다 하고, 대법원을 끝까지 압박하겠다 하는 데 이유는 세 가지"라며 △대통령 사법리스크 완전 해소 △국민의힘 해산 △사법 파괴를 통한 100년 집권 달성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이 의회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필리버스터를 통해 의회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야 할 것을 제안했다.
나 의원은 "의회를 정상화 시키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적인 사안이 될 것"이라며 "핵심은 법사위원장을 돌려 받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협상할 때 우리가 지금 남은 수단이 필리버스터 하나 밖에 없는데, 이것만으로는 아예 막지는 못하니 우리 무기로 법사위원장을 다시 찾아서 견제와 균형, 의회민주주의 파괴를 막고 연성 독재를 막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이라고 당부했다.
법사위 소속 주진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니 공소 취소를 주장하고 대법원을 흔들고, 급기야 법을 바꾼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주장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배임죄로 기소된 총액수가 4800억이 넘는다. 단군 이래 최고 금액"이라며 "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국가를 우리는 독재국가라고 한다"고 질타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영부인 김혜경 여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또한 함께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벌금 150만원을 선고 받은 김 여사의 최종심도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민심과도 배치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리스크,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법부 공격에 몰두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사안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공론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나경원·주진우 의원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제 이 부분, 대통령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그냥 묻고 넘어가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인 것 같다"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사법부를 공격하는 것 못지않게, 우리도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계속해서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이 대통령의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사법부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부분의 본질은 이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춰지는 만큼, 그 문제의 본질에 직접 대응하는 차원에서 사법리스크를 대두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석 민심에도 이런 부분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이날 정책 의원총회를 열게 됐다"며 "법사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응을 이어가는 한편, 당 법률 자문위원회 등 관련 조직들과 함께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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