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좁은문' 손흥민, 어깨에 진 악순환 무게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7.03.05 15:24  수정 2017.03.05 15:26

이달의 선수상부터 추가시가 교체 투입까지 '기복'

시즌 흐를수록 대회와 경기 줄어 출전 기회 더 제한적

5일 토트넘-에버턴전도 손흥민의 출전은 미지수다. ⓒ 게티이미지

기복 없는 손흥민(24·토트넘)은 어떤 모습일까.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두 차례(스토크시티전, 미들즈브러전) 멀티골,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SKA 모스크바(러시아) 원정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창창한 미래를 기대케 했다.

기대와 달리 손흥민은 두 달 동안 침묵했다. 12월에 들어서야 환상적인 발리슈팅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은 이미 떠난 상태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스리백으로 변화를 주면서 손흥민을 벤치로 내렸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아쉬운 결정이었지만, 이 변화는 큰 성공을 거뒀다. 세계 최고 수준의 풀백 카일 워커와 대니 로즈가 측면을 지배했고,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유기적인 호흡이 7연승을 이끌었다. 그러는 동안 손흥민은 점점 잊혔다.

하지만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투입이라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지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FA컵에서는 8강 진출에 앞장섰다. 지난 1월 맨체스터 시티와의 EPL 경기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다시 토트넘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수비의 핵심 얀 베르통헨과 로즈의 부상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손흥민이 1월 한 달간 4골을 몰아친 것이 주전 복귀에 결정적이었다.

1월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길 원했지만 지난해 9월 이후와 마찬가지로 침묵했다. 지난달 5일 미들즈브러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지만, 12일 리버풀전에서는 골이나 다름없던 기회를 날렸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또 스리백으로 전환을 선택했고, 손흥민은 벤치로 내려갔다.

’악순환 반복’ 손흥민, 위기 벗어날 수 있나

손흥민은 올 시즌 터뜨린 11골 중 9골을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몰아넣었다. 폭발력은 분명했지만 이전부터 지적받아온 ‘기복’이 문제였다. 꾸준한 활약이 필요한 포체티노 감독으로서도 기복이 심한 손흥민을 계속 믿고 갈 수가 없었다.

손흥민에게 또 위기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 큰 위기다. 손흥민이 처음 벤치로 내려앉았던 12월에는 토트넘에 많은 경기가 남아 있었다. 토트넘은 리그와 FA컵, 유로파리그까지 치러야 했다. 손흥민이 주전에서 밀리더라도 교체 1순위나 다름없어 만회의 기회는 충분했다.

손흥민 ⓒ 게티이미지

시즌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현재는 그 기회가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32강에서 탈락해 리그와 FA컵만 남겨뒀다. FA컵도 최대 3경기만 남았다. 만회의 기회가 많았던 이전과 다른 상황이다.

5일 에버턴전도 손흥민의 출전은 미지수다. 토트넘은 지난달 26일 스토크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여 4-0 완승을 했다. 케인이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알리 역시 골맛을 봤다. 에릭센은 2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필요하지 않았다. 후반 41분에야 교체 투입됐지만 승리에 앞장선 케인의 박수를 유도하기 위한 출전이었다.

에버턴전 손흥민의 선발 출전 가능성도 낮다. 스토크 시티전 승리 직전 리그 3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친 득점력이 스리백으로 전환 이후 폭발한 만큼, 포체티노 감독으로서도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 에버턴이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손흥민이 이른 시간 투입될 가능성은 있다.

로즈가 부상으로 빠진 왼쪽 측면에 자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득점 감각은 케인과 알리 못지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내야 한다. 더 좁은문을 들어가야 하는 손흥민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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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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