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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age] '킬 미 나우' 감동과 심장 요동치는 2시간


입력 2017.05.09 08:30 수정 2017.05.09 08:31        이한철 기자

성(性)과 장애, 개인과 가족, 삶과 죽음 '진한 감동'

초연 흥행에 이어 1년 만에 재공연, 객석 눈물바다

연극 '킬 미 나우' 공연 사진. ⓒ 연극열전

1년 만에 재연 무대를 올린 연극 '킬 미 나우'가 다시 한 번 객석을 진한 눈물로 물들이고 있다.

'킬 미 나우'는 선천적인 지체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17세 소년 조이와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아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버지 제이크의 삶을 그린다.

조이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겪는 성장 과정과 변화가 매 순간 힘겨운 고비가 되고, 제이크에게도 그것은 가장 큰 고민이자 부담이 된다.

이 연극은 서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가족이라도, 장애라는 현실 앞에서는 자식의 성장을 마냥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며 우리의 삶과 관계를 돌아보도록 이끈다.

더불어 육체적·정신적으로 한계에 내몰린 이들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내리는 결정을 통해 고통 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인간다운 삶과 존엄, 그리고 진정한 이해에 대해 진실하고도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킬 미 나우'는 금기에 접근하면서도 굉장히 솔직하다. 관객들은 점차 극에 집중하고 이해하며 감탄한다. 평범하지 않은 주제를 다루길 주저하지 않으며 인상적인 작품을 만들어 냈다. 성과 장애, 죽음에 대한 준비, 외로움, 감정의 의존 등 모든 것을 절묘하고 날카로운 감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경택 연출은 "소재의 민감성 때문에 고민이 있었다"면서 "동시대의 우리가 공유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확신이 섰다. 각색한 지이선 작가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지이선 작가는 "대본을 받고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안락사, 죽음의 형태에 대해 다루고 싶었는데 이 작품을 만나게 돼 기뻤다"며 작품에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연극 '킬 미 나우' 공연 사진. ⓒ 연극열전

초연 당시 인터파크 랭킹 1위, 관객평점 9.7점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긴 '킬 미 나우'는 이번 공연에서도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관객들은 "모든 가족과 관계 또는 근본적인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극" "시작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공연"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시선, 묵직한 여운"이라는 찬사를 남겼다.

특히 공연 후반부 객석에는 눈물로 가득하다. 이 공연을 보기 전에는 반드시 손수건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르기 쉽지 않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이야기가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흥행 주역들과 함께 드라마·스크린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초연 당시 섬세한 신체연기와 감정 표현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던 제이크 이석준, 조이 윤나무의 복귀와 함께 원 캐스트로 작품을 빛낸 로빈 이지현, 트와일라 이진희, 라우디 문성일이 무대에 올랐다.

이와 더불어 '태양의 후예' '막돼먹은 영애씨'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준이 제이크로, 뮤지컬에 이어 연극 무대로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신성민이 '조이'로 새롭게 합류했다.

또한 '미생' '솔로몬의 위증' '역적' 등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 신은정이 로빈으로 첫 연극무대에 도전하며, 연극계 소문난 연기파 배우 정운선과 오정택이 각각 트와일라와 라우디로 합류했다.

한편, '킬 미 나우'는 '강렬한 연극의 한 방식으로서 균열된 삶의 균열된 스토리를 들려주는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캐나다의 유명 극작가 '브래드 프레이저'(Brad Fraser)'가 2013년 캐나다에서 발표한 작품이다.

캐나다 초연 이후 미국 뉴욕, 영국, 한국에 이어 체코까지 현재까지도 잇달아 무대를 선보이면서 수많은 이슈를 만들며 주목 받고 있다. '킬 미 나우'는 오는 7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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