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잉글랜드, 케인·체임벌린 덕에 ‘기사회생’
‘뉴 캡틴’ 해리 케인(24)과 ‘슈퍼 조커’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23)이 위기의 잉글랜드를 구했다.
잉글랜드는 11일(한국시각)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위치한 햄튼 파크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F조 6라운드에서 스코틀랜드와 가까스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잉글랜드 4승 2무(승점 14)로 F조 선두 수성과 함께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유럽예선의 반환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잉글랜드에게는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영국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 두 팀은 라이벌전답게 시작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먼저 스코틀랜드가 전반 15분까지 잉글랜드를 맞아 강한 압박을 통해 허리를 장악하는 등 거세게 몰아쳤다.
이에 잉글랜드도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볼 소유 시간을 늘리며 지공을 이어나갔고, 전반 중반부터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는 전반 45분 동안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공격의 창의성은 결여됐으며, 느린 템포의 전개로 인해 공간을 만들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 속에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20분 마커스 래시포드 대신 체임벌린을 조커로 꺼내들며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보기 좋게 적중했다.
체임벌린은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중앙으로 좁히며 강력한 왼발슛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예상치 못한 두 차례의 세트 피스에 무너졌다. 그리피스가 후반 42분과 44분 연달아 왼발 프리킥 골을 꽂아 넣은 것이다.
잉글랜드로서는 이대로 주저앉는다면 라이벌전 패배의 충격과 더불어 유럽 예선 경쟁에 있어 치명적인 결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동안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렸던 잉글랜드의 해결사가 등장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케인이 후반 추가시간 스털링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삼사자 군단의 미래를 이끌 체임벌린과 케인이 위기의 잉글랜드를 살린 것이다.
체임벌린은 올 시즌 아스날에서 본 포지션인 측면 윙어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좌우 윙백에서도 맹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또한 케인은 지난 두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잉글랜드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리그에서의 활약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제 케인은 지난해 열린 유로 2016에서는 무득점에 그치며 자국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축구 종가의 주장 완장은 매우 각별하다. 대체로 젊은 스쿼드로 구성된 현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끌 책임감이 막중한 위치가 바로 주장 자리다.
하지만 케인은 대표팀 부진의 한을 이번 스코틀랜드전에서 말끔히 씻어냈으며, 새로운 주장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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