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씨티은행 점포폐쇄 갈등…금융당국의 선택은

배근미 기자

입력 2017.06.22 16:13  수정 2017.06.22 16:57

씨티은행 노조, 당국에 진정서 제출 "과도한 통폐합 은행법 상 배치"

금융당국 "은행법 상 제재근거 없어"…박용진 의원 "없으면 만들 것"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목적으로 전국 133개 영업점 중 100여곳에 대한 통폐합 계획을 밝힌 씨티은행 노사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공이 결국 금융당국으로 넘겨졌다. 당국은 일단 현행법 상 시중은행의 점포 통폐합 자체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시중은행의 공공성과 관련법을 둘러싸고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씨티은행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목적으로 전국 133개 영업점 중 100여곳에 대한 통폐합 계획을 밝힌 씨티은행 노사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공이 결국 금융당국으로 넘겨졌다. 당국은 일단 현행법 상 시중은행의 점포 통폐합 자체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시중은행의 공공성과 법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씨티은행 노조, 당국에 진정서 제출 "과도한 통폐합, 은행법 상 배치"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을 방문해 씨티은행 사측의 지점 통폐합 조치가 은행법을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시정조치 등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금융위원회에 동일한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 지 하루 만이다.

이번 진정서를 통해 노조는 은행의 대규모 점포 통폐합 방침에 따라 전체 영업점의 80% 이상이 사라질 경우 충남과 충북, 울산과 제주 등에서의 씨티은행 점포 이용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지역민을 포함한 일반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는 물론 시중은행으로서 지켜야 할 사회적 공공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은행의 대규모 폐점전략이 이른바 부자고객만 상대하고 돈 안되는 고객은 적극적으로 배제하는 고객 차별전략으로 건전하고 타당한 사업계획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는 시중은행의 건전한 경영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은행법 제34조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3월 전세자금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오는 9월 기존 대출자에 대한 상품 연장 중단 조치 등에 대해서도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존 고객이 누려온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하는 등 은행법 52조(불공정영업행위)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시정명령과 같은 금융당국의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부분 뿐 아니라 점포 통폐합 계획이 발표된 이후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알리자는 측면에서 이번 진정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련법 상 제재근거 없어"…박용진 의원 "연내 법안 발의할 것"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씨티은행 점포 통폐합 논란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개입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8년 은행 내부 경영 자율화의 일환으로 은행법 상 은행 점포 신설 및 폐쇄, 인허가 관련 규제가 폐지된 이후 2000년 그에 따른 운영 및 절차 관련 규정 역시 함께 사라지면서 2017년 현재 시중은행 지점 통·폐합을 감독할 인허가 관련 규정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현재까지 판단하기로는 개별 은행이 경영전략에 따라 점포를 정리하고 축소하는 건에 대해서 당국이 법규정 위반이나 들이댈 수는 없는 사안"이라며 "다만 점포를 급격하게 축소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이나 사전고지, 계약 이전 등의 문제에 대한 안내, 건전성 등 은행의 경영 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들여다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점포 통폐합과 관련해 이를 적극적으로 늘려라 줄여라 간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다만 금융당국 입장에서 경영진에게 지속적으로 언급은 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으로서 공공성 및 의무가) 법과 규정으로 명확하게 나타나있지 않은 만큼 이를 계속 압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측은 다만 "고객 이탈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유동성이나 자본비율, 자산건전성 등을 일일 데이터를 통해 살피고 있다"며 "만에 하나 야기될 피해 정도에 따라 검사나 현장점검 등 대응 정도를 달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국의 이같은 태도를 둘러싸고 다소 소극적인 법 해석을 통해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금융산업은 핀테크와 비대면 등을 기반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당국의 관리감독 기준과 그 시각, 해석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상황 자체가 맞지 않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공공재인 시중은행이 금융소비자들 가운데서도 지역민과 노인 등 금융취약계층을 어떻게 지켜가면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 상임위 등을 통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국장들을 불러 대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한 은행법 개정안 역시 올해 안으로 발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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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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