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빈 수레에…인터넷은행-구조조정 등 차질 불가피

배근미 기자

입력 2018.08.31 14:11  수정 2018.08.31 14:13

은산분리 완화, 산업자본 지분 한도 의견 좁혔으나 대주주 요건 놓고 '이견'

'입법 유력' 기촉법 또한 '정부 구조조정 개입 우려 속' 법사위 문턱 못 넘어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앞서 교섭단체 3당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상가임대차보호법, 규제프리존 및 지역특구법, 서비스발전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등의 쟁점법안들에 대해 합의 불발로 본회의 처리가 어렵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규제개혁법안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8월 임시국회가 끝내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 관심 속에 여야 합의까지 이끌어내며 큰 기대를 모았던 은산분리 완화 법안을 시작으로 기촉법에 이르기까지 주요 쟁점 법안들이 의원 간 이견 속에 일제히 좌초되면서 금융당국이 강하게 밀어붙여온 제3인터넷은행 연내 출범 등 주요 정책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3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특례법이 국회 본회의 상정에 실패하면서 법안 통과가 좌절됐다.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여야 간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가운데 쟁점 중 하나였던 인터넷은행 지분 보유 한도 부분에 대해서는 34% 수준으로 완화하는 선에서 의견이 모아졌지만 자산 10조원이 넘는 ICT기업에 대해 예외적으로 은행업 대주주를 허용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이번 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당장 제3인터넷은행의 연내 출범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당초 금융위는 오는 9~10월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에서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방안을 검토한 뒤 올해 안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희망하는 업체의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하지 못하면서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자본확충에 있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됐던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지난달 1500억원 규모로 계획했던 2차 유상증자에서 300억원을 수혈하는데 그친 케이뱅크는 이달 일부 대출상품과 마이너스 통장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해당 은행은 오는 10월 말까지 추가 유상증자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우리은행 등 주요주주들이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성공 여부 또한 알 수 없다.

정무위원회에서 유효기간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의결돼 재입법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던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역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워크아웃으로 부실징후가 있는 기업의 회생을 지원하는 기촉법이 통과될 경우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유인이 사라지고 정부가 구조조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법사위에서는 관행상 만장일치가 되지 않으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이에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여온 금융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과 김용범 부위원장 등이 본회의가 열린 지난 30일까지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지만 이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채권금융기관을 통한 구조조정 대신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한계기업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국회와 금융당국은 해당 법안과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등 이번에 관철되지 못한 주요 입법안에 대해 오는 9월 정기국회 등에서 의견을 모아 마무리를 짓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안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해 그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꼽힌다. 이번 정기국회에서조차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10월 국정감사에 돌입할 경우 법안에 대한 관심도가 멀어져 연내 법안 통과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금융혁신에 대한 필요성이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두되면서 이번에야말로 혁신법안이 통과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직은 무리였던 것 같아 아쉽다"며 "시대에 따라 규제의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규제산업인 금융권 내에서 혁신은 기대할 수 없게 되는 만큼 국회에서도 이같은 점을 충분히 감안해 속도감 있는 논의에 나서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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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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