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붙은 면세점 빅3…40% 수수료 출혈경쟁 재현될까
내달 1일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소공동 이어 강남시대 개막
올해 남은 특수는 크리스마스뿐 수익성 하락 시 만회 기회 없어
국내 면세점 빅3가 강남에서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에 나선다. 내달 1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오픈으로 강남 면세점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업체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새로 오픈하는 면세점의 경우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다시 한 번 수수료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1월1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 오픈을 앞두고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가수 겸 배우 윤아와 배우 정해인을 광고모델로 선정하고, 중국 최대 여행 정보 커뮤니티 마펑워와 제휴를 맺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펑워는 약 1억5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최대 여행 정보 커뮤니티로, 월평균 여행 관련 게시물이 14만건에 달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마펑워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 회원들에게 서울 강남 일대에 대한 관광과 쇼핑 정보를 알릴 계획이다.
롯데의 잠실월드타워점과 지난 7월 강남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오픈한 신세계면세점에 이어 현대백화점면세점도 문을 열게 되면서 빅3 모두 강남에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강북 면세점 벨트를 대표하는 소공동에 이어 강남이 서울 시내 면세점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강남에 새롭게 문을 연 3곳 모두 면세점과 인근 관광 인프라를 한 데 엮어 홍보하고 있어 면세점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외국인들에게 인식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롯데의 경우 잠실롯데월드와 롯데타워를 연계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고, 신세계와 현대는 각각 강남 센트럴시티와 코엑스를 한 데 묶어 관광특구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의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심화되는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 우려도 여전하다.
보통 신규 매장이 문을 열 경우 사은품을 비롯해 대대적인 마케팅이 진행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기존 업체들도 맞불 작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이 이뤄지는 방법은 여행사에 주는 수수료를 높여주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오픈 당시에도 한 업체가 40%에 육박하는 수수료를 여행사에 지급해 업계의 빈축을 산 바 있다. 업계 평균 수수료율이 20% 중후반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수수료율이 오른 셈이다. 한국 업체들이 판을 깔아놓고 중국 여행사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비난이 나온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직후에도 이 같은 수수료 경쟁이 재발할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광객 특수로 불리는 춘절, 중추절, 국경절 등이 다 지나고 연말 크리스마스만을 바라보는 시기에 경쟁이 과열될 경우 하락한 수익성을 만회할 기회가 없다는 불안감도 작용하고 있다.
앞서 올 상반기 국내 면세업계는 올 상반기 매출 9조원을 돌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대형 면세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 국경절 특수가 지나고 수수료가 평소 수준으로 돌아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경쟁이 심화될 경우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경쟁업체에서 수수료 인상에 나설 경우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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