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 분식회계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는 증권선물위원회의 번복 결정이 내려지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연합뉴스
오락가락하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비판 목소리 커져 투자자 신뢰 상실로 성장 잠재력 높은 산업·기업 악재 우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 분식회계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는 증권선물위원회의 번복 결정이 내려지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행정소송 제기 입장을 밝힌 가운데 금융당국의 일관성 없는 오락가락한 판단이 신산업 투자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증선위가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사건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 결정을 내리자 일관성 없는 결정이라며 향후 산업계 투자 차질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약 90%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를 장부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으로 산정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는 그 해 1조9000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이듬해 11월 거래소 시장에 상장했다.
증선위는 이 날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원칙에 맞지 않게 회계처리기준을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해서 고의로 위반했다며 거래 정지 조치와 함께 거래소 상장 실질심사 대상에 올렸다. 또 회사에 대해 검찰 고발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의 발표가 나온 직후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판단으로 이뤄진 점을 지적하면서 회사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과 고객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앞서 지난해 초 분식회계 의혹이 일자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담당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상장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에 대해 무혐의 종결했던 사건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증선위 결정은 이러한 앞선 결정들을 완전히 뒤집는 것으로 전후 관계를 따져 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재계의 분위기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도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시 취득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회계를 처리할 수 있다.
또 4년 연속 적자 후 분식회계에 의한 흑자 달성으로 거래소 상장이라는 도식도 당초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다 거래소가 국내 상장을 요청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 게다가 상장 과정도 관계기관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을 이제와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한 번 무혐의로 결론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해 다른 결론을 낸 것과 같다”며 “특히 정권이 바뀌면서 판단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오 산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함께 삼성이 바이오산업을 제 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시기에 따라 회사의 회계기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면 투자자들이 어떻게 기업과 산업에 투자하겠느냐는 지적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의 오락가락하는 판단으로 기업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된 점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일관성이 부재한 정책 당국이 있는 국가의 기업에 누가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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