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비중에서도 드러난 ‘부익부 빈익빈’
빅3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 과도한 옵션
구단 입장에서 먹튀 발생 억제하려는 장치
KBO리그 FA 시장에 몰아친 한파가 중소형 FA들을 울상 짓게 하고 있다.
이번 겨울 FA 자격 신청을 한 선수들은 모두 15명. 이 가운데 11명이 계약을 체결했고, 이용규와 최진행(이상 한화), 김민성(키움), 노경은(롯데)이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았다.
눈에 띄는 점은 역시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중소형 FA들은 계약 총액에 비해 과도한 옵션 비중이 책정됐다. 구단 입장에서는 더 이상 선수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나름의 보험을 들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먼저 ‘빅3’로 불렸던 NC 양의지와 최정, 이재원(이상 SK)의 경우 총액의 대부분이 보장 금액이다. 양의지와 이재원은 옵션이 아예 없고 6억 원이 매겨진 최정의 옵션 비중은 5.6%에 불과하다.
2년 뒤 은퇴를 예고하며 25억 원의 계약을 맺은 박용택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상당한 비중의 옵션을 달성해야 한다. 중소형 FA들도 보장 액수가 상당했던 예년과 달라진 부분이다.
특히 부상 또는 노쇠화 등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선수들의 옵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38세 베테랑 삼성 윤성환의 경우 꾸준함이 최대 무기였지만 지난해 뚜렷한 하락세를 겪었고 결국 1년 계약과 함께 옵션 비중이 무려 60%에 달했다.
옵션을 과도하게 매길 경우 ‘먹튀’ 발생 가능성을 억누를 수 있다는 긍정 효과가 기대된다. 선수는 옵션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 의식이 뚜렷해지고, 이는 곧 팀 성적 상승의 밑거름이 된다.
롯데와의 협상이 결렬된 노경은을 제외하고 아직 계약을 이루지 못한 이용규, 최진행, 김민성 역시 과도한 옵션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급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의 엇갈린 희비로 프로 세계의 냉정함이 드러난 이번 FA 시장의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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