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라벨 등으로 고급화…위스키 1병에 17억원 낙찰도
위스키 재테크로 공병 가치도 덩달아 상승, 수만원에서 수천만원대 다양
한정판, 라벨 등으로 고급화…위스키 1병에 17억원 낙찰도
위스키 재테크로 공병 가치도 덩달아 상승, 수만원에서 수천만원대 다양
위스키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공병 가격도 수천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몸값이 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량이 얼마 없는 한정판으로 제작된 데다 유명화가가 라벨을 그려 넣는 등 고급화 전략을 고수한 일부 브랜드의 경우 단순한 재활용품에서 예술품 혹은 수집품으로 격상되면서 가치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영국 부동산 정보 업체인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2019 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럭셔리 투자 수익률 부문 1위는 희귀 위스키로 수익률이 58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래식 자동차나 미술품, 금 등 보석류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캘란의 한정판 ‘맥캘란 마이클 딜런 1926’은 지난해 12월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52만9000달러, 당시 한화로는 약 17억원에 낙찰되며 세계 최고가 위스키로 기록됐다.
‘맥캘란 마이클 딜런 1926’은 1926년에 증류해 60년 동안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싱글몰트를 아일랜드 출신의 화가 ‘마이클 딜런’이 라벨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어 단 40병만 생산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올 4월 진행된 경매에서 맥캘란 72년 라리끄 제네시스 디캔터가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 600병 한정 제품으로 국내에는 두 병만 들어왔다. 경매는 7000만원부터 시작돼 두 배가 넘는 1억5500만원에 낙찰됐다.
유흥시장에서 주로 소비되는 블렌드 위스키 시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지만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은 전문 바나 호텔, 음식점으로 판로를 넓히면서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연산 제품 판매량이 늘면서 위스키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추석을 겨냥해 신세계백화점이 한정 판매한 2000만원대 싱글 몰트 위스키 선물세트로 팔려나갔다.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병에 대한 가치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국내보다는 위스키 수요가 높은 미국,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전문 수집가들의 관심이 높다. 국내에서는 중고 제품 거래 사이트에서 수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이베이 사이트에는 몰트 위스키 빈병 1개에 1만7500달러, 한화로 약 2100만원 상당의 상품이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이외에도 수백에서 수천달러를 호가하는 위스키 공병 제품이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영국 이베이에는 위스키 공병을 거래하는 전용 카테고리도 마련돼 있다.
국내 대표 주류인 소주의 공병 가격이 2017년부터 100원으로 오른 것과 비교하면 수십만배 이상 비싼 것이다. 소주병의 경우 단순히 재활용을 위한 것이라면 희귀 위스키병은 수집품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희귀 위스키나 와인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를 이용한 이른바 주(酒)테크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내에서는 위스키 공병을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만 활용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예술품이나 수집품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위스키 저변에 확대되면 국내에서도 비슷한 문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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