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평가손실 우려에도 전년대비 실적 상승폭 커져
ELS 4분기 조기상환 규모 22.1%…전기대비 13.9%↑
채권평가손실 우려에도 전년대비 실적 상승폭 커져
ELS 4분기 조기상환 규모 22.1%…전기대비 13.9%↑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했던 것보다 크게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된데다 채권금리 상승세로 인한 채권평가손익이 나빠졌음에도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과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자산성과가 개선되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은 직전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부진하지만 전년동기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이들 가운데 작년보다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금융지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817억원이고 순이익은 11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보다 무려 2771.6%나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키움증권도 영업이익이 8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88.1%나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NH투자증권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80.7% 증가한 1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 삼성증권은 90.6% 증가한 1026억원,메리츠종금증권이 14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2%가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 영업이익은 16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하지만 직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 삼성증권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고, 한국금융지주가 2.4%, NH투자증권은 25.2%, 메리츠종금증권이 16.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증권사들의 실적은 채권금리 상승세로 인한 채권평가손실이 확대되며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럼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ELS와 DLS 상품의 조기상환 규모와 설정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분기 ELS의 조기상환 규모는 22.1%로 전분기대비 13.9%가 상승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62.1%나 껑충뛰었다. DLS의 조기상환 규모 역시 5%로 전년동기대비 96.8%나 올랐다.
ELS와 DLS의 4분기 설정액은 각각 29조5000억원, 7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1.7%, 6.3%가 증가했다. ELS는 전분기대비 64.3%나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독일 금리 연동 파생결합증권 여파로 인해 신규 발행이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원래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ELS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는 범위내에서 조기상환이 가능하고 중위험·중수익 상품 매력이 다시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전분기대비 1.2% 증가하고 기업금융(IB) 수익도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은 채권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ELS·DLS의 조기상환 증가와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주식관련 자산 평가손익 개선으로 1.4% 감소에 그칠 것"이라며 "직전분기대비로는 이익이 줄지만 계절성을 감안할 때 4분기 실적은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를 비롯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대비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상반기 증권사들이 깜짝 실적을 달성한데 따른 기저요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최대 32.6%까지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