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재 수보회의, '중국인 입국금지' 주장 의사협회 등 배제
국민 눈높이 못 미치는 대응 비난 쏟아져…그럼에도 "입국금지 없다" 일관
통합당 "제발 얘기 좀 들어라" "전문가들 촉구에도 듣지 않는 이유 뭐냐"
안철수 "文에게 비선 전문가 자문그룹? 사실이면 '최순실' 존재"
코로나19의 확진자 및 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며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 부처 주요 관료들이 연일 전문가들을 모아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가운데, 정작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던 전문가들은 배제되고 있다.
특히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의 실행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해외여행력 정보 제공 프로그램의 점검을 주장하며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지적했던 '대한병원협회(병협)'가 24일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개최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 특별위원회'에 최대집 의협 회장과 임영진 병협 회장을 초청해 조언을 구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미미했을 당시만 해도 이들을 전문가 그룹으로 간주하고 여당에서 조언을 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일파만파 커질수록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을 묵인한 정부여당에게 비판이 쏟아지자, 대책 마련을 위한 대통령 주재 수보회의에 배제해 버린 셈이 됐다.
결국 이날 수보회의에서 의협 및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요구했던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와 관련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정세균 국무총리가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는 없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 향후에도 발원지인 중국에 문을 열어놓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때문에 정부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대응에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이 직접 확산세가 가장 큰 대구·경북 지역에 내려가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마저도 우려를 낳고 있다.
김재원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은 25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총리를 향해 "제발 전문가들 이야기 좀 듣고 가길 바란다. 본인은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현장에서 엄청 방해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지금까지 의협에서 얘기했던 여러 전문가적인 요구사항을 제발 현장에서 그대로 반영해 방역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하셔라, 가서 '장사 안 되니까 편하시겠다' 이런 말씀 하셔서 분노를 이끌어내지 않도록 조금 더 지역민에게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일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도 "도대체 왜 중국인 입국금지가 안 된다는 것이냐,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전문가들이 수도 없이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전문가적인 대응의 부재를 거론하며 "의협의 대정부 입장 가운데 비선 전문가 자문그룹에 대한 교체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은 방역을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하더라"며 "중국발 입국 제한의 불필요성을 말한다거나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자문했다고 하는데,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지난 정부에서 최순실의 존재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