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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에서도 통했다


입력 2020.03.12 10:37 수정 2020.03.12 10:37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서 라이선스 초연

간결하고 현대적인 재해석, DIMF 원작과 또 다른 매력

지난 3월 6일~7일 양일간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공연 장면. ⓒ DIMF 지난 3월 6일~7일 양일간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투란도트' 공연 장면. ⓒ DIMF

뮤지컬 '투란도트'가 슬로바키아 관객을 사로잡았다.


지난 6일과 7일(현지시간) 양일간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위치한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에서 '투란도트'의 라이선스 초연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공연은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 '동유럽 라이선스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구시와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함께 제작해 2011년 제5회 DIMF 개막작으로 초연한 대형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마침내 글로벌 콘텐츠로서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2018년 라이선스 수출계약 체결, 2019년 12월 슬로바키아 현지 배우 오디션을 거쳐 드디어 무대에 오르게 된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은 감각적인 연출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 로버트 알폴디(Robert Alfoldi)가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실력파 여배우 미로슬라바 드린노바(Miroslava Drinova), 시사 스끌로브스카(Sisa Sklovska)의 캐스팅까지 더해 DIMF의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일 것으로 개막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노바스쩨나' 국립극장(617석)에서 베일을 벗은 '투란도트'는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RTVS, TV Markiza, TA3 - spravodajska TV 등 방송사와 Printove Media, Webove Portaly 등 다수의 현지 매체들도 현장을 찾아 뜨거운 취재 열기를 이어갔다.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의 전경. 세계적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시라노' 등과 함께 뮤지컬 '투란도트'의 공연을 알리는 간판이 걸려있다. ⓒ DIMF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의 전경. 세계적인 뮤지컬 '레미제라블', '시라노' 등과 함께 뮤지컬 '투란도트'의 공연을 알리는 간판이 걸려있다. ⓒ DIMF

완전히 새롭게 탄생한 뮤지컬 '투란도트' 라이선스 버전은 간결하고 현대적인 재해석이 돋보였다.


화려하고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원작에서 과감히 벗어나 자연스러운 의상과 안무로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다. 또 자칫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을 심플하지만 포인트를 살린 무대 세트와 조명을 활용해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한국 원작의 강점이었던 중독성 높은 뮤지컬 넘버를 중심으로 기존의 '신비로운 가상의 세계'라는 설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으며, 누구나 알고 있는 원작 오페라의 스토리로 관객의 공감대를 얻었다.


특히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스토리 전개를 부드럽게 이어내 각 캐릭터의 감정변화가 더욱 섬세하게 다가오고 깊어졌다는 평이다.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의 '투란도트'는 향후 뮤지컬 전용극장인 슬로바키아 '노바스쩨나' 국립 극장의 주요 레퍼토리로서 '레 미제라블', '맘마미아!', '시라노' 등 명작 뮤지컬과 같이 연중 공연된다. 향후 체코,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동유럽 전반으로 진출하여 글로벌 콘텐츠로서 영역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지난해 제13회 DIMF 어워즈를 방문해 안정적이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뮤지컬 '투란도트' 칼라프役의 가수 겸 뮤지컬배우 정동하와 감동의 듀엣 무대를 선보였던 미로슬라바 드린노바는 이번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슬로바키아 공연의 투란도트 역을 맡았다.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을 선보이게 되어 정말 기쁘다. 차가운 모습 뒤에 숨겨진 투란도트의 고통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배우로서 큰 도전이었는데 잘 마치게 돼 행복하다"는 소감과 함께 "한국의 오리지널 공연을 이미 본 관객들이 우리의 새로운 공연을 어떻게 감상할지 정말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의 연출을 맡은 로버트 알폴디 연출가는 "누구나 마음속 깊은 고통을 하나쯤은 지니고 산다. 작품 속 '투란도트'는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동시에 희망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것을 작품 안에서 모든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 '투란도트'를 처음 봤을 때 '한국'이라는 느낌이 전혀 강조되지 않은, 오히려 유럽적인 뮤지컬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만큼 원작의 세련미가 워낙 좋았다. 이런 좋은 작품을 작업하게 되어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호평 속에 재탄생한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은 올여름 개최될 제14회 DIMF의 개막작으로 초청돼 국내 관객에게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0년 트라이아웃 으로 출발한 뮤지컬 '투란도트' 제작 10주년을 맞이하는 최고의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뮤지컬 '투란도트'의 시작부터 함께 해왔기에 동유럽 라이선스 초연이 주는 감회가 누구보다 깊다. 문화가 다른 동유럽으로의 라이선스 수출은 한국 뮤지컬 역사상 처음이라는 의미도 정말 크지만, 개인적으로 상업적 프로덕션이 아닌 뮤지컬 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시와 DIMF가 함께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란 점에 더욱 무게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DIMF는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어느 해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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