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꿈 접고 배우로 전향…"안 될 걸 알면서도 무조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 조한결은 자신을 '계산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작품을 고를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앞으로의 미래를 그릴 때도 지나치게 재거나 머뭇거리기보다 자신을 믿고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는 '안 될 걸 알면서도 엄청 크게 생각하는 편'이라며 웃었고 그 태도가 지금까지 자신을 끌고 온 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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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언더커버 미쓰홍' 종영 후 내방 인터뷰를 진행한 조한결은 쉬는 것보다는 계속해서 연기를 이어나가고 싶다며 현재 휴식 없이 다음 작품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작품이 정해진 건 아니고요. 언제 무슨 역할을 맡을지 모르니까 꾸준히 몸을 만들어 놓고 있어요. 요즘은 운동을 못해서 살이 좀 찌긴 했는데... 그래도 러닝도 계속 뛰고 준비 중이에요"
조한결은 배우 박서준, 최현욱과 함께 야구선수 출신 배우다. 운동부 생활을 오래해 배우로 전향한 이유가 의아했지만 사실 연기자의 꿈을 먼저 품었다고 한다. "원래 어렸을 때도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역배우 학원 같은 데를 다녔어요. 그런데 하다보니까 재능이 너무 없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그만뒀죠. 제가 어릴 때 진짜 말썽꾸러기였거든요? 개구쟁이처럼 지냈는데 항상 학교 끝나고 나서 '메이저'라는 애니메이션을 봤었어요. 근데 계속 보니까 야구가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한테 한 1년 동안 엄청 졸랐어요"
하지만 야구선수의 꿈은 부상 앞에서 멈췄다. 제대로 재활하지 못해 탈골이 습관성으로 굳어지면서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운동부 특유의 분위기상 아프다는 말을 제대로 꺼내지 못했던 시간까지 겹치며, 더는 운동을 이어갈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렇게 야구를 놓은 뒤, 그는 오래전 마음속에 남아 있던 연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운동부 생활을 하다가 크게 다쳤어요. 원래는 그때 재활만 잘했어도 계속할 수 있는 상태였는데, 당시에는 아프다고 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거든요. 계속 참고 하다 보니까 탈골이 습관성으로 바뀌어버렸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 수술도 두 번 했고요. 야구를 계속 하려면 유급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와서 결국 그만두게 됐죠. 그 때 잠시 접었던 연기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사실 야구를 하면서도 드라마나 연기대상 보면서 배우들이 너무 멋있다고 늘 생각했어요.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었던 거죠.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게 되니까, 그러면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도전해볼까 싶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현재 소속사에는 캐스팅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요즘 배우들은 보편적으로 인스타그램 디엠(DM)을 통해 연기를 시작하기에 조한결 역시 그런 루트로 들어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2002년생답지 않게 트렌드 문외한이었다. 젠지(Gen-Z) 세대 같지 않다고 말하자 젠지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며 뜻이 뭐냐고 묻는 엉뚱함은 웃음을 자아냈다.
"저는 데뷔 전에는 인스타그램을 할 줄 몰랐어서 디엠 캐스팅은 아니고요. (젠지 세대답지 않네요.) 젠지요? 그게 뭐예요? 제가 요즘 쓰는 말을 잘 몰라요. 친구들이 맨날 그것도 모르냐고 놀려요(웃음). 아무튼 지금 회사에는 좋은 기회로 캐스팅이 돼서 여러 번 미팅을 하다가 함께 해보자고 해서 시작했어요. 저희 회사에 신인은 저밖에 없는데 그 때 회사에서 신인을 발굴해보자는 생각이 있어서 타이밍이 맞았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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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작품에 들어가기 위해 수차례의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보기 시작한 조한결은 웹드라마 '내리겠습니다 지구에서' 주연으로 연기를 시작해 SBS '커넥션'에서는 지성의 아역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SBS '귀궁',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JTBC '마이 유스'부터 '언더커버 미쓰홍'까지 신인임을 감안하면 속전속결로 굵직한 작품에 들어가게 됐다.
"저도 (작품에 매년 들어갈 수 있던 이유를) 생각해봤는데 왜 제가 계속 작품을 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감독님들이 느끼시는 어떤 좋은 느낌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오디션장에서 안 떠는 편은 절대 아니에요. 엄청 떨어요. 옛날에는 말도 잘 못했어요. 지금은 그래도 많이 풀린 거죠"
조한결은 늘 자신을 크게 믿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상상은 이상하게도 계속 현실에서 이뤄졌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크게 생각하는 버릇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상 좀 크게 생각해요. 안 될 걸 알면서도 엄청 크게 생각하거든요. 이 정도라도 생각해야 반이라도 간다는 느낌이 있어서요. 그래서 항상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무조건 난 될 거야'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들이 전부 다 됐어요. 정말로요.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도 '내년에는 무조건 연기대상 갈 거야', '내년에는 무조건 사극 해볼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거의 다 생각했던 방향대로 갔거든요.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 하게 되면 진짜 되는 것 같아요"
조한결에게 사극과 시상식을 경험하게 해준 '귀궁'은 여러모로 그에게 인상적인 작품이다. '귀궁' 감독은 몇 년 전 무산된 작품의 오디션을 통해 조한결을 만났고 그 기억을 이어 다시 작품에 불러준 것이다. 조한결 입장에서는 꽤 극적인 재회였다.
"'귀궁'은 좀 재밌는 게 있어요. 제가 21살, 22살쯤 어떤 작품 오디션을 봤었는데 그걸 거의 반 년 동안 3차까지 봤어요. 그런데 그 작품이 결국 무산됐거든요. 그때 그 오디션을 보신 감독님이 '귀궁' 감독님이셨어요.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저를 바로 불러주셨어요"
조한결은 자신의 강점으로 '화술'을 꼽았다. 일상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말맛이 본인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반대로 실제 말투에서 비롯된 습관은 고쳐야 할 지점으로 짚었다. 대사를 할 때 중간 중간 호흡이 늘어지거나 문장이 매끈하게 떨어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목에서 기자가 "말을 좀 늘린다고 해서 충청도 분이신가 했다"고 묻자 그는 "충청도는 아니고 충무로 출신입니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인터뷰 내내 이어진 이런 능청스러운 반응은, 그가 스스로 강점으로 꼽은 자연스러운 화법이 화면 밖에서도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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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그에게 알벗 오는 운명적으로 다가온 배역이다. 주변에서 '잘만 하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을 들을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였기에 부담도 됐지만 그는 자신이 해석한 조한결만의 에너지 있는 알벗 오를 그려냈다.
"알벗 오 오디션에 많은 남자 배우들이 봤다고 들었어요. 저는 마지막 날 보러갔는데요. 대본을 보니까 역할과 잘 맞을 것 같아서 준비를 했는데 그 해에 작품을 네 개 찍어서 한창 오디션을 볼 일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손도 떨고 좀 아쉽게 보고 나와서 당연히 안될 줄 알았어요. 그냥 가려고 하는데 다시 볼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이 앞에 나와계셨는데 '동네 아저씨들한테 하는 것처럼 편하게 하라'고 해서 그 때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고 친구들이랑 밥을 먹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됐다고 연락이 왔어요. 진짜 너무 기뻤어요. 사실 그 때 대본을 다 보진 못해서 분량이 어느정도인지 몰랐는데 메인 남자 캐릭터 다음 역할이라서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 날 되게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어요"
"알벗은 진짜 매력있는 캐릭터예요. 제가 아니라 어떤 분이 했어도 인상적이었을 거예요. 그래서인지 캐스팅됐을 때부터 주변에서 네가 잘만 하면 인생이 바뀔 거라고 많이 얘기해줬는데 부담도 됐던 것 같네요. 저는 이 캐릭터의 에너지를 떨어뜨리면 안 되겠다. 그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알벗의 에너지를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저도 시청자들이 TV로 봤을 때 그 기운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대본이 너덜해질 때까지 글만 붙잡는 방식보다 자신의 감을 믿으며 연기한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조한결은 실제로 그 경계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분석을 했다는 확신이 들면 비언어적인 제스처 등 디테일한 부분에 초점을 두고 준비한다는 것이다. 다만 알벗의 경우 자신과 닮아있는 부분이 많아 준비가 더 수월했다고 한다.
"모범생과 자유로운 스타일의 딱 중간에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캐릭터 분석이 되면 그다음부터는 계속 대본을 읽어요. 요즘에는 전체적인 분석도 많이 하고요. 어떤 신에서 대사를 치고 시선을 어디에 둘지, 상대 배우가 어떤 대사를 했을 때 제가 리액션을 어떻게 받아야 더 잘 나올지 그런 걸 엄청 많이 적어요. 어떻게 하면 이 대사를 조금 더 살릴 수 있을까, 어떤 제스처나 행동이 더 재밌게 나올까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공부해서 가고, 현장에서는 분위기를 느끼면서 하려고 해요. 알벗의 경우는 재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제 실제 모습과 닮아 있었던 것 같아요. 능글맞은 부분이나 긍정적인 점이요. 부정적인 생각을 안 하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다만 알벗은 정말 끝도 없이 에너지가 있는 친구 같은데 저는 기빨림이 심하긴 해요"
그래서인지 평소의 조한결은 단순한 일상을 산다. 엠비티아이가 ISTP인 그는 일상 생활도 활동 반경도 굉장히 단조롭다고 한다. 자신의 인간관계가 매우 좁고 깊다는 그는 계산적으로 살고 싶지 않아 정말 친한 친구들하고만 만난다고 솔직한 인생관을 풀어냈다.
"운동, 러닝 이런 거 좋아하고요. 게임도 좋아해요. '오버워치' 지금 11년째 하고 있거든요. 또 뭐 영화 보고...집중해서 보다 스르륵 잠드는 순간을 좋아해서 자주 봐요. 되게 재미없게 삽니다. 야구도 아직 좋아해요. WBC 이번에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실제로도 너무 하고 싶은데 야구는 22명이 모여야 할 수 있는 게임이잖아요.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아요. 날 좋으면 친구랑 가끔 캐치볼 정도 하는 것 같아요. 친구는 넓게 만나기보다 좁고 깊게 가는 편이에요. 왜 계산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야 할까라는 생각이 있어서 친한 친구들만 만나요"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사실 오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솔직하고 가감없이 대답을 이어가는 모습에 그런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는데, 팬레터 덕분이었다. 오는 길에 팬들이 보내준 편지를 읽으며 힘을 냈다며 감사를 전했다.
"제가 앞서 말했듯 SNS 운영을 잘 못하는데 그래도 소통을 위해서 노력 중이에요. 유료소통 같은 것도 한다면 진짜 열심히 할 자신 있습니다. 저를 응원해주는 팬분들 너무 감사드리고요. 조만간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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