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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靑, 재난기본소득 요구 결국 수용할까


입력 2020.03.16 15:04 수정 2020.03.16 15:2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여권 중심으로 도입 주장 봇물…지급 액수·방식은 제각각

文대통령 특단의 대책 주문에 도입 가능성 조심스레 제기

청와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재난기본소득 도입 요청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와대가 정치권에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재난기본소득' 도입 요청에 응답할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을 '전례없는 비상경제시국'이라고 규정하면서, 도입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재난기본소득 도입 주장은 여권에서 더욱 활발히 제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나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정 액수의 현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타다'를 창안한 이재웅 쏘카 대표의 국민 청원이 발단이 됐다. 이를 계기로 여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를 시작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도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주장은 지급 액수,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김 지사는 모든 국민에게 100만원을 일시 지급하되, 고소득층에 대해선 선(先)지급·후(後)환급 방식을 택했다. 박 시장은 실업급여 등 기존 제도의 혜택을 못 받는 중위소득 이하 전 가구에 6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는 방식을, 이 지사는 일정 기간 내 사용을 의무화한 지역화폐 또는 온누리상품권을 100만원 어치씩 지급하자고 했다.


이렇듯 방식이 다르다보니 청와대는 제안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수용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그분들이 말하신 취지는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현재까지 여러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방안들을 일일이 다 검토하는 게 정부의 역할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러 제안 중 어떤 것이 현실적이고 적절한지 종합적으로 판단을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특별하게 아직(없다)"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같은 기류는 4·15 총선이라는 시의적 특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장들의 요구를 반영할 경우 최소 25조에서 51조원의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자칫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총선에 출마하는 민주당의 일부 후보들도 재난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가세하면서 비판은 더욱 커졌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최근 "선거를 앞두고 나라 곳간을 열어 배불리 먹고 말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워낙 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총선용 정책이 아니라는 건 상식적으로 다 이해될 수 있지 않느냐"며 "생계의 위협을 느낄 만큼 어려운 상황이 됐는데 선거니까 해주고, 선거가 아니니까 안 해주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재정 문제만 가지고 검토되는 게 아니다"라며 "가령 신속성에 부합하는지, 전달의 효율성은 달성할 수 있는 건지, 재정은 감당 가능한 수준인 건지, 국민들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등 여러 요소들을 놓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렇듯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관련 의견을 들어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12~13일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민 10명 중 7명(71.4%)이 박 시장의 방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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