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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안전판' 한미 통화스왑…원달러 환율 1250원대 출발


입력 2020.03.20 09:19 수정 2020.03.20 09:2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규모도 두 배로 커져

'10여년 만에 최고' 128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진정세 전환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왑 계약을 전격 체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 여파 속 출렁이던 외환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왑 계약을 전격 체결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팬데믹 여파 속 출렁이던 외환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스왑은 일종의 외화 안전판으로, 한미 간 계약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아울러 이번 통화스왑 규모가 당시의 갑절에 이르는 만큼, 최근의 환율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긴급처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2원 내린 1253.7원으로 출발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40원이나 뛴 1285.7원에 마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 폭 반전된 흐름이다. 환율이 1280원선까지 오른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처음이었다.


이 같은 환율 안정세는 전날 밤 맺어진 한미 간 통화스왑 계약의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전날 오후 10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600억달러의 양자 간 통화스왑을 체결했다. 기간은 오는 9월 19일까지 최소 6개월 간이다.


한은은 통화스왑으로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외환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통화스왑은 양 국가가 계약 환율에 따라 자국 통화를 상대방의 통화와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계약 규모에 따라 우리나라로서는 원화를 주고 그만큼의 달러를 받아올 수 있게 된다.


한미 통화스왑은 2008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한은과 미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던 2008년 10월에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당시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장돼 2010년 2월까지 15개월간 유지됐다.


이런 조치로 당시 환율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았다. 2008년 8월 말 1089원였던 원/달러 환율은 통화스왑 계약 체결 당시 1468원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하지만 통화스왑 계약 종료시점에는 1170원까지 하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통화스왑 규모가 2008년 때의 두 배에 이른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시장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미 연준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 신흥국들과 일제히 통화스왑에 나서면서 그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한국 이외에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과도 동시에 스왑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은 환율에 대한 불안감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를 통해 조달된 미 달러가 곧바로 공급되면 수급 불균형으로 불안정을 보였던 외환시장에 안정을 주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스왑이 최근 달러화 수급불균형으로 환율 급상승을 보이고 있는 국내 외환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들과의 공조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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