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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겉은 '화려' 속은 '텅'…알맹이 없는 쿡방드라마


입력 2020.06.19 00:00 수정 2020.06.18 22:10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음식 소재로 힐링·소통 내세워

이야기 빈약, 시청률·화제성 부진

'저녁 같이 드실래요'ⓒ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MBC

누가 봐도 군침이 돌 만한 맛있는 밥상, 그리고 훈훈한 비주얼의 사람들. 함께하고 싶은 식사자리이지만 이상하게 끌리지 않는다. 최근 안방극장을 메운 쿡방(요리하는 방송) 드라마 얘기다.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 수목드라마 '쌍갑포차',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쿡방을 소재로 한 이야기로 시청자와 소통에 나섰지만 반응이 미적지근하다. 과거 '대장금', '제빵왕 김탁구', '내 이름은 김삼순', '파스타', '식샤를 합시다' 등이 음식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잘 버무려 인기를 끈 것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가장 먼저 방송한 '쌍갑포차'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꿈속 세상 '그승'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포차 주인과 사람들의 하소연에 시달리는 아르바이트생이 의기투합해 손님들의 한을 풀어주는 과정을 담는다. 로맨스보다는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며 차별화를 뒀다. 다채로운 술과 안주도 볼거리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의 약점은 웹툰이 가진 감동과 힐링을 살리지 못하는 데 있다. 원작은 독자의 마음을 건드리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전개로 감동과 힐링을 주며 '인생 웹툰'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과는 결이 다른 '코믹' 부분이 곁들여져 원작 팬들에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주인공 황정음이 원작 캐릭터에 못 미친다는 평가와 전창근 PD에 대한 논란이 겹치면서 시청자들을 흡수하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에서 3.6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큰 상승세 없이 1~3%대를 유지하고 있다.


'쌍갑표차'·'야식남녀'ⓒJTBC '쌍갑표차'·'야식남녀'ⓒJTBC

같은 채널에서 방송되는 '야식남녀'는 손현주 주연의 '모범형사'가 방송 일정이 미뤄지면서 특별 편성된 작품이다. '음식을 매개체로 타인과 소통과 위로를 준다'라는 주제에 성소수자라는 소재까지 더했다. KBS2 '편스토랑'에서 요리 실력을 뽐낸 정일우가 박진성 셰프로 분해 첫 회부터 바지락찜, 국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메뉴들을 선보였다. 정일우가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맛있는 야식"이라고 자부할 만큼 군침 도는 요리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이 드라마를 이끄는 건 박진성 셰프와 김아진 PD(강지영 분), 디자이너 강태완(이학주 분)을 둘러싼 삼각 로맨스다. 셋의 로맨스는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그려지고 있으며, 박진성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게이인 척하는 설정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드라마의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달 25일 시청률 1.531%로 시작해 0%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멜로남 송승헌 주연작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이들 작품보다는 나은 시청률인 3~4%대를 오가지만 송승헌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이별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두 남녀가 저녁 식사를 매개로 사랑의 감정을 되찾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이별한 두 남녀가 저녁 메이트가 되면서 서로에게 몰랐던 감정을 깨닫는 과정인데, 그간 봐왔던 로맨스물의 전형적인 전개를 답습한다. 김해경(송승헌 분)과 우도희(서지혜 분)의 우연은 작위적일 만큼 반복되고 이들을 둘러싼 전 여친, 남친의 해방은 짜증을 유발한다.


최근 나온 쿡방 드라마의 부진은 방송 관계자들은 "쿡방에 대한 시청자의 피로도와 헐거운 이야기가 더해진 결과"라며 "시청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만족시킬 만한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짚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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