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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코로나19 여파…4대 은행 상반기 해외송금 2조 ‘뚝’


입력 2020.07.22 06:00 수정 2020.07.21 21:08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저렴한 수수료 장점 앞세운 핀테크 업체로 고객들 발길 돌려

외환시장 진입 요건도 낮춰…“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 절실

4대 시중은행의 개인 해외 송금액이 1년 새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4대 시중은행의 개인 해외 송금액이 1년 새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4대 시중은행의 개인 해외 송금액이 1년 새 2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수수료를 내건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력에서 밀리는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자 해외 송금액 규모가 축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상반기(1월~6월) 개인 해외 송금액은 65억8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6억4800만 달러)보다 10억6300억원(약 1조2010억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말(145억400만 달러)과 비교하면 55% 가량 줄었다.


이들 은행의 개인 해외 송금액은 작년 1월 14억8200만 달러에서 6월 12억4800만 달러로 줄었고 그해 12월 16억6700만 달러로 늘어나는 듯 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14억5000만 달러였던 이들 은행의 해외 송금 개인부문 액수는 3월 13억800만 달러로 떨어졌고 6월에는 10억8200만 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개인 해외 송금액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금융당국이 은행에게만 허용했던 해외송금업무를 비은행권인 핀테크 업체에게도 허용해주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나간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은 시중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 및 신속한 송금처리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국내 유학생, 외국인노동자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장해왔다.


이에 은행들도 해외 은행과 제휴를 맺고 수수료를 낮추며 경쟁에 나섰지만 밀리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정부가 핀테크 업체의 외환시장 진입 요건을 낮추겠다고 발표한 만큼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진 전망이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외환서비스 혁신방안’을 보면 핀테크 기업의 환전·송금 서비스 방법으로 현행 계좌간 거래 이외의 방법이 추가로 인정된다. 이렇게 되면 핀테크 앱을 통해 신청한 해외송금을 가까운 은행 영업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신청하거나 수령할 수 있게 된다.


소액 해외송금 업체 간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도 있다. 각기 다른 국가를 타깃으로 삼고 있는 해외송금 핀테크 업체들이 서로 부족한 송금망을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추진방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 등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내용을 국회 입법조사처에 분석·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외국환거래법,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고객 정보의 보호 등 규제 준수 책임을 외주업체(ATM 운송·폐기 업체 등)에 전가할 위험이 있고 부정출금, 금융사기, 착오송금 등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법 개정을 통해 외환서비스 제공, 전자적 신고 과정에 참여하는 당사자들의 책임과 고객 권리 보호 방안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송금 수수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은행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해외 지점이나 법인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며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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