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늦은 할인권 배포…"효과 글쎄"
"홍보도 부족…직접적인 지원 필요"
‘세이브 아워 시네마’(Save Our Cinema) 캠페인ⓒ전국예술영화관협회
"독립영화요? 상업영화와 리그 자체가 다르죠."
한 독립 영화인의 말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는 영화계에서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는 독립영화계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국 전체 스크린의 일별 평균 상영횟수를 살펴보면, 영화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지난 1월(6회~7회 상영)과 달리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심각 단계에 접어든 2월부터 극장은 2회~3회로 상영 횟수를 대폭 줄여 운영을 최소화했다.
그러다 6월 4일 이후 영화진흥위원회의 할인권 적용이 시작되고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등 규모 있는 상업영화가 개봉함에 따라 극장은 상영 횟수를 4회~5회로 늘려가며 조금씩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할인권의 적용이 늦어진 독립예술영화전용관들은 여전히 2회~3회 상영을 유지하며 2월 이후 상황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다.
평균 상영 지수(스크린당 하루 8회 상영을 정상적인 극장 운영의 기준으로 가정, 이를 1로놓고 특정일에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된 횟수를 계산한 수치)를 통한 월별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상영관은 가장 낮은 상영지수를 보인 4월(0.204) 상영을 가장 축소하다 할인권이 뿌려진 6월(0.432) 운영을 늘렸다.
반면,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은 2월 이후 평균 상영지수가 대폭 하락하다 3월 0.189로 가장 낮은 상영지수를 보였고, 6월까지 비슷한 수준(0.299)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진위는 "코로나19로공동체 상영, 단체관람, GV 등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독립예술영화계에 타격이 컸다"고 분석했다.
‘세이브 아워 시네마’(Save Our Cinema) 캠페인
특히 영진위가 1일부터 전국의 독립예술영화관을 대상으로 영화관 입장료 6000원 할인권 6만 6650장(전체 할인권 133만 3000장의 5%, 3억 9990만원)을 풀었지만 현장에 있는 독립영화인들은 "몸으로 체감할 만한 효과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영진위 할인권 사업에 대해서 독립예술영화계는 처음부터 불만을 드러냈다. 멀티플렉스보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홍보도 부족했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에 할인권이 뿌려진다는 소식을 접한 관객들도 별로 없었다. 온라인 예매도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춘 CGV나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보다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독립영화계 한 관계자는 "할인권 배포 전이나 후가 큰 차이가 없다"며 "오히려 상업영화와 격차가 더 늘어난 기분이다. 할인권 배포가 반짝 효과를 나타낼진 모르지만 그때뿐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별 효과가 없었다"며 "멀티플렉스처럼 온라인 예매도 쉽지 않아서 일반 관객들이 독립예술영화관에 오는 게 어렵다. 독립예술영화관에서 할인권이 적용된다는 걸 모른 관객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운영 중인 엣나인필름의 주희 이사는 "할인권을 위해 온라인 예매를 해야 하는데 멀티플렉스보다 절차가 번거롭다. 예매 사이트에서도 여러 경로를 걸쳐 들어가야 할인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며 "멀티플렉스에선 개봉작에 맞춰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할인권 배포를 했지만 독립예술영화관은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일반 상영관보다 할인권이 한 달 뒤에 배포됐고 이에 따른 홍보를 하고 싶었는데, 일반 상영관보다 지원받을 수 있는 홍보비가 턱없이 부족했다"며 영화계에서 독립영화 쪽은 바로 무너질 수 있는 분야다. 겨우 버티고 있는데, 내년까지 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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