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두산重, 3조 자구안 약속 '순항'…연내 매각 관건


입력 2020.07.31 06:00 수정 2020.07.30 22:02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두산솔루스·클럽모우 이어 두산모트롤·건설도 매각 가시권

소송전·노조 반대 등 '리스크' 상존…포트폴리오 전환도 시급

연내 성과내 채권단 지원금 상환하고 그룹 정상화 속도 낼 듯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3조원 규모의 유동성 마련을 추진중인 두산그룹이 주요 자산 및 사업부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 채권단의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하고 그룹의 중추인 중공업을 본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과 원자력 대신 가스터빈과 풍력사업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기업'을 선언했다. 그룹 내 사업군이 대대적으로 재편됨에 따라 이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정상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주)두산 내 주력 사업부인 모터, 펌프 등 건설중장비용 유압기기 및 방위산업용 유압부품을 생산하는 두산모트롤 매각을 추진중이다.


작년 총매출액 5627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으로 꾸준한 성과를 내는 곳으로 꼽힌다. 최근 두산은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소시어스-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미국계 PEF 모건스탠리 PE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두산은 협의를 거쳐 두 곳 중 한 곳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예정가는 50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의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네오플럭스 매각도 성사됐다. 두산은 네오플럭스 예비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금융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이 보유한 네오플럭스 지분 96.8%로 인수 금액은 인수가는 순자산 가치에 프리미엄을 더한 7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이미 골프장 클럽모우CC 매각 본계약과 두산솔루스 매각 MOU를 체결한 두산그룹은 현재까지 약 1조원의 유동성을 마련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과 1850억원에 클럽모우CC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동박(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체적인 금액이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7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더해 핵심 계열사 및 부동산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캐시카우'로 손 꼽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인수후보자들에게 투자 안내서를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073억원으로, 두산중공업 보유지분 36.27%를 감안하면 지분 가치는 약 5470억원이다. 경영 프리미엄을 더하면 최종 매각가는 8000억원으로 점쳐진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 호조로 굴착기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은 내달 예비입찰을 거쳐 9월 중 본입찰을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 두산건설 매각을 위해 우선협 대상자로 대우산업개발을 선정했다. 매각가격은 2000억~3000억원대로 거론된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던 건설 매각이 성사되면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진단이다.


두산그룹의 상징이나 다름 없던 두산타워도 매각 성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두산은 현재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7000억~8000억원 수준에서 조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거론된 주요 계열사 매각이 모두 성사된다면 두산그룹은 1조5000억~2조원 가량의 추가 자금 마련에 성공할 수 있다.


여기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약속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이 이뤄지면 두산그룹은 실제적인 경영정상화 물꼬를 트게 될 전망이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 변수는 남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소송 리스크를 안고 있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매각 실패로 FI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연내 결과가 패소로 나오면 최소 7000억원 이상을 물어줘야 한다.


두산 모트롤BG도 노조 측에서 고용과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투기자본 매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매각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사실상 두산중공업과 두산밥캣만 남는 상황에서 급격한 포트폴리오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두산중공업은 핵심 사업을 석탄화력과 원자력 대신 가스터빈과 풍력발전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상풍력사업의 경우 2025년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해상풍력 사업 규모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술 수준까지 성과를 내려면 수 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이 필요한 데다 시장 경쟁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체질변화 과정에서 추가 구조조정 등 '부작용'을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두산그룹으로서는 시장에 내놓은 사업부 및 계열사 매각을 가급적 연내 성사시켜 정부 지원 자금을 최대한 상환하고, 두산중공업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화 과정이 길어질수록 리스크 재발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은 중공업의 유동성 해결을 위한 것으로, 가급적 정상화를 위해 속도를 내려고 할 것"이라며 "체질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동시 추진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기업 지속성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