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원 상당수가 영국 학계, 정치, 기업 등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이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올해 9월 중국 반체제 인사로부터 입수한 중국 공산당원 195만 명의 신상 명부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영국 영사관과 대학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명부는 2016년 4월 16일 반체제 인사가 공산당원의 신상 정보가 담긴 서버에서 빼낸 정보다. 이 명부에는 195만 명 당원의 성명, 생년월일, 민족, 주소 및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명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등에서 100여 명의 공산당원이 활동하고 있다. 영국계 은행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등에도 600명이 넘는 공산당원이 근무 중이다.
이 밖에도 명부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국가의 상하이 주재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일부 공산당원도 포함됐다. 또 일부는 첨단기술인 항공·우주공학 제조업체나 대학교 연구실에서 민감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에서 공산당원의 입당 경쟁률은 10대 1로 치열하다. 공산당원 입당은 취업이나 승진 등 경력을 쌓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공산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명단에 있는 공산당원들이 기밀 정보를 빼돌렸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공산당원들이 당에서 요구하면 스파이 행위를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9200만 명이 넘는 중국 공산당원들은 입당할 때 '당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당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선서한다.
이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5일 "논란이 되는 명단은 진위가 확실치 않다"라며 "일부 매체는 이들이 해외 주재 공관이나 외국 기업에서 정보활동을 벌이는 것처럼 보도하며 마녀사냥에 나섰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