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디그라운드㊹] 밴드 터치드, 각자의 악기로 빚어낸 하나의 이야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1.28 07:26  수정 2021.01.28 07:26

1월 21일 첫 싱글 '새벽별' 발매

제3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 수상

ⓒ터치드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나눔’이다. 음악 속에 담긴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듣는 사람들과 나눌 수 없다면 그 가치를 빛을 잃기 마련이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밴드 터치드(보컬 윤민, 드럼 김승빈, 베이스 존비킴, 기타 디온, 키보드 채도현)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각자 다른 음악을 듣고 자랐지만 음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밴드다.


지난 21일 발매한 첫 싱글 ‘새벽별’만 봐도 그렇다. 무겁게 깔리는 드럼과 베이스로 밤하늘을 펼쳐내고, 키보드와 기타 사운드로 별을 수놓는다. 이들이 그려놓은 ‘새벽별’은 보컬의 목소리를 통해 비로소 이야기로, 또 음악으로 대중에게 전달된다. 신인 밴드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에너지는 결코 작지 않다.


- 지금의 밴드 구성은 언제, 어떤 인연으로 만들어졌나요?


(승빈) 저희는 원래 다 같은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동문이였어서 대학교때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어요. 14학번으로 동기였던 도현, 존비킴, 디온과 한 학번 후배인 윤민 모두요. 그렇게 각자 음악을 하며 세월을 보냈고 2020년이 된 해에 새로운 밴드를 구상하던 중 도현이 문득 저에게 윤민이랑 밴드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마침 하고 있던 밴드를 정리하던 윤민과 의기투합해서 밴드가 만들어졌어요. 후에 기타리스트 디온이 합류하게 됐고 5월에 마지막 멤버인 베이시스트 존비킴까지 합류하며 지금의 터치드가 완성됐어요.


- 대학 생활을 함께 한 만큼, 분위기도 화기애애할 것 같네요.


다른 부분도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에요. 멤버들 성격도 모두 유한 편이고요. 덕분에 아직까지 큰 갈등은 없었어요. 근데 어느 집단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작품진행을 할 때 각자가 원하는 바가 확실해서 의견을 취합하고 조율하는 게 항상 순조롭진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 밴드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제31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셨죠. 록밴드가 대상을 차지한 건 처음이라고요.


네. 저희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의 음악적 성격이 터치드와는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전혀 기대는 안 했어요. 그래서 처음 30팀 내에 이름이 올랐을 때도 정말 놀랐고요. 거기다 대상까지 타게 될 줄은 정말 몰랐죠. 터치드로서의 첫 성과가 ‘유재하음악경연대회’라는 것이 정말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하네요(웃음).


- 이 수상 이력이 터치드의 활동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우리가 가는 방향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준 것 같아요. 성과가 없으면 우리의 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텐데, 성과가 있음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확신을 가진다는 게 엄청난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터치드

-지난 21일 첫 싱글 ‘새벽별’을 발매했습니다. 어떤 곡인가요.


도현: 새벽별은 ‘어둔 밤 같은 나를 별처럼 빛나는 네가 빛내줘’라는 내용을 담은 곡입니다.


- 이 곡을 만들게 된 동기가 있나요?


도현: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 공연을 하려면 자작곡이 필요하다. 그래서 각자 자작곡을 한 곡씩 써보자고 이야길 했어요. 그때 제가 쓴 곡이 ‘새벽별’이에요. 곡을 만들면서는 어떻게 저의 음악이 윤민이의 보컬과 우리 팀의 색을 담을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저희 밴드라는 작품에 밑그림을 그리던 시절에 쓴 곡이다 보니, 더 여러 가지 방면으로 시도를 하고 수정해가며 만들었어요.


길을 다니면서 혼자 흥얼거리는 습관이 있어요. 제가 쓰는 몇몇 곡들은 길에서, 혹은 샤워할 때 탄생한 곡이랍니다. 하하. 이번 곡은 처음에 혼자 피아노를 치면서 미디작업을 하던 중에 ‘반짝반짝’ 빛나는 소리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소리를 이용해 ‘별’을 표현해보고자 했어요.


- 가사는 두 사람(도현, 윤민)이 함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도현: 제가 처음 곡을 만들었을 때는 지금 발매된 ‘새벽별’의 가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어요. 제가 노래를 하면서 멜로디와 가사를 쓰고, 이후에 윤민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표현들을 수정했죠. 또 다른 팀원들도 함께 힘을 보태면서 점점 곡의 모양이 잡혔습니다.


- 멤버들이 자신의 악기(보컬 포함)를 연주하면서 하나의 곡이 완성됐는데요. 각자 어떤 점에 중점을 뒀는지도 궁금합니다.


도현: 처음부터 ‘별’이라는 테마를 잡고 만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별 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했던 것 같아요.


존비킴: 밤하늘에 별들을 수놓을 수 있도록 바탕을 잘 깔아주는 역할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게 다이내믹한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승빈: 2021년에 활동하고 있는 드러머로서 음악에 리얼 드럼 사운드가 사라지고 있는 현 상황에 많은 고민을 했어요. 다른 멤버들의 연주와 내 오리지널리티한 드럼의 조화를 많이 생각하면서 연주를 했습니다.


윤민: 별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마지막 파트에선 그 별에게 느끼는 벅찬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디온: 록이라는 장르의 한계성을 넘어 ‘새벽별’만의 감성을 신선하게 전달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각자의 악기가 그릴 수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표현하고자 했고 기타는 건반과 함께 새벽하늘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 싱글 발매 이후 팬들, 혹은 지인들의 여러 피드백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존비킴: 터치드의 데뷔 앨범이기도 해서 주변 지인들의 응원과 관심이 매우 많았어요, 그 중에 ‘국민 아티스트의 길만 걸으라’는 응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타이틀을 보니까 가슴이 웅장해지고, 열심히 해서 ‘국민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진짜 얻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터치드

- 이번 앨범을 통해 이루고 싶은 크고 작은 목표들이 있다면요?


터치드의 공식적인 첫번째 앨범이면서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예고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터치드라는 밴드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그간 홍대 공연장을 중심으로 공연을 해왔습니다. 때문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가 더 뼈아프게 느껴졌을 것 같은데요.


네, 맞아요. 11월까지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안전하게 공연을 조금씩 해왔는데 12월부터는 아예 진행이 불가해서 공연을 못하고 있어요. 밴드는 라이브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데 저희의 가장 큰 빛을 보여드리지 못해 많이 아쉬워요. 저희의 강점이 바로 ‘철저한 라이브’거든요. 우리가 가진 강하면서 감성적인 무언가를 보여드릴 수 있는 날이 빨리 다시 왔으면 합니다.


- 밴드음악이 점점 버티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다고들 말하죠.


밴드사운드와 거리가 멀어진 요즘의 음악 트렌드에 밴드사운드를 고수하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그래서 터치드는 밴드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잃지 않으면서 지금의 음악트렌드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또 어떤 음악들을 들려줄지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원하는 음악은 저희들끼리만 해서 만족하는 음악만이 아닌 대중들이 듣고 좋아해줄 수 있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트로만 들어도 ‘아 터치드 음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우리만의 색을 가진 팀이 되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도 들려주세요.


올해 계획으로 크게는 3분기 즈음에 EP발매를 생각하고 있고, 그 전에 싱글앨범도 몇 장 발매할 생각이에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구체적인 공연계획은 없지만 완화된다면 단독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 영상 콘텐츠 등을 생각하고 있어요.


터치드는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빌보드에서 노는 터치드’가 될 때까지 앞으로 많이 기대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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