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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값 인상 후폭풍에 주류업계 ‘골머리’


입력 2021.04.29 07:00 수정 2021.04.28 17:3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유흥업소 비중 높은 330㎖ 병 제품 중심 인상…불매운동 등 보이콧 나서

올해 종량제 첫 해로 매년 가격 변동 가능성, 가격 올릴 때마다 갈등 반복 우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다양한 국산 맥주들이 판매되고 있다.ⓒ뉴시스

최근 맥주 가격 인상으로 유흥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주류업계의 고민도 한층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정용 제품 판매 비중이 늘면서 영업용 제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품 판매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를 시작으로 주세법이 종가세에서 종량제로 변경되면서 매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가격 변동이 반복될 경우 유흥업계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내달 7일부터 테라 등 맥주 제품의 페트병류, 생맥주, 330㎖ 병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1.36% 인상한다.


앞서 오비맥주도 이달부터 카스‧카프리 330ml 병 등 제품의 출고가를 1.36% 올렸다. 이는 지난달부터 맥주에 부과되는 주세가 물가 인상률에 따라 0.5%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모두 가정용으로 많이 팔리는 500㎖ 캔류 제품과 음식점에서 주로 유통되는 500㎖ 병 제품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단란주점, 클럽 등 유흥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정용이나 일반 음식점에 주로 들어가는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유흥업소에서 주로 유통되는 330㎖ 병 제품의 가격만 인상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집합금지 업종에 포함돼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 인상까지 더해질 경우 버티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가격을 인상한 카스와 테라 등 양사의 주력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주류업계는 난감한 상황이다.


기존에는 유흥업소 등 영업용 제품 판매 비중이 가정용에 비해 컸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홈술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현재는 가정용과 영업용 비율이 6.5:3.5 정도로 역전된 상황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비중은 대체로 유지되는 모양새다.


가격 인상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주류업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시장 방어를 위해서는 비중이 큰 가정용 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시 영업용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개정된 주세법이 적용된 만큼 매년 물가상승률에 비례해 가격이 변동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세금 인상분만큼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매번 일반 소비자나 자영업자, 유흥업계 등과 마찰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물가상승률 만큼 주세가 오르면 인상분만큼 맥주 가격도 조정이 불가피한데 매년 갈등이 반복될 경우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도 “올해가 종가세에서 종량제로 바뀌는 첫 해다 보니 아무래도 혼란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가정용 시장이 확대됐지만 영업용 시장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갈등이 깊어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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