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아이린·‘학폭’ 현진 8월 컴백
갑질 논란과 학폭(학교 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레드벨벳 아이린과 스트레이키즈 현진이 8월 나란히 복귀한다. 여전히 싸늘한 대중들의 시선을 이번 컴백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기로에 선 그들이다.
오는 16일 6번째 미니앨범 ‘퀸덤’(Queendom)으로 돌아오는 레드벨벳은 약 1년 8개월 만에 완전체로 활동을 하게 됐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완전체 무대와 데뷔 7주년이라는 기분 좋은 일이 겹쳤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활동을 멈췄던 아이린의 ‘복귀’에 초점을 맞추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아이린이 외주 스태프들에게 갑질을 한 사실이 폭로됐고, 결국 아이린이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당시 아이린은 “지난 일로 인해 대중은 물론 주변에서도 많은 걱정과 질책을 받았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말과 행동이 무거움을 깨달았고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다.
오는 23일 새 앨범 ‘노이지’(NOEASY)로 돌아오는 스트레이 키즈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2월 학폭 의혹이 불거진 뒤 이를 인정하고 잠시 활동을 중단했던 현진이 반년 만에 이 앨범으로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팬들을 만나며 차근차근 복귀를 시도해왔다. 현진은 스트레이키즈 공식 유튜브 채널의 자체 콘텐츠에 출연한 바 있으며, 아이린 또한 논란 이후 레드벨벳 공식 유튜브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콘서트 무대에 한 차례 오르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두 사람의 복귀를 반갑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논란 이후 인정하며 사과를 하고, 짧지만 자숙 기간도 보낸 두 사람에게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대중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은 그들의 갑질과 학폭 논란을 잊기엔 짧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현진은 우선 4개월이라는 짧은 자숙 기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자숙이 아니라, 새 앨범 준비 기간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새 앨범 합류 소식을 알리며 전한 “해당 기간 동안 데뷔 초부터 지속한 기부 및 봉사활동 등을 이어가며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는 소속사의 문구까지도 ‘셀프 용서’냐는 비판을 받았었다.
최근 네이버 브이라이브에 출연한 아이린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들도 있었다. ‘레드벨벳 데뷔 7주년 축하해피니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아이린은 자신의 최근 근황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운동하고, 미술 그림을 배우고 있다. 춤도 배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진 이후 일부 네티즌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아이린의 공백기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가까운 일이었다. 마치 휴식기라도 보내고 온 듯 태평한 대답으로 논란은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해당 발언은 팬들과 만나는 편안한 자리에서 최근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를 전하는 짧은 답변이었지만, 대중들이 근황이라는 말에 논란 이후를 떠올리는 것은 아이린에게 남은 어쩔 수 없는 꼬리표였다.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낙인을 찍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논란이 있었다고 해서 그들이 두 번째 기회를 영영 얻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아이린의 9개월과 현진의 4개월은 논란을 지우기엔 짧은 시간이었던 셈이다. 더욱이 두 사람 모두 본격 컴백은 아니더라도 유튜브 등의 활동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 왔다. 대중들이 그들의 ‘자숙’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연예인들의 자숙에 정해진 기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중들이 납득할 만한 충분한 과정은 필요하다. 그 과정 없이 컴백을 강행한 아이린과 현진인 만큼 이후 꼬리표를 떼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무대 위 아이린과 현진의 얼굴 위로 갑질과 학폭 가해자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새롭게 신뢰를 주며 자신들을 향한 시선을 뒤바꿀 수 있을지는 이제 그들이 보여줄 활동에 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