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하다" 여행객들 패닉…중동 전쟁에 4월 유류할증료 '3배 넘게' 뛰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3.16 18:05  수정 2026.03.16 18:05

아시아나항공, 美·유럽 항공요금 17만원 인상

대한항공도 비슷한 수준 인상…국내선도 올라

"조금만 늦었으면 폭탄"…3월 예매 추천 분위기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 항공기가 오가고 있다. ⓒ뉴시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치솟자, 항공 운임에 추가로 붙는 유류할증료가 오는 4월 '역대급'으로 상승했다. 해외 여행을 계획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항공권을 예약하려면 이달 안에 서둘러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항공사(FSC)의 4월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월 대비 약 3~4배 수준으로 인상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4만3900원~25만190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 1일 발권분부터 적용되는 유류할증료는 최고 구간 기준으로 전월(7만8600원) 대비 220.4% 인상됐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유류할증료는 최소 4만8200원에서 최대 27만4700원 수준이었다.


대한항공 역시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4만2000원~30만30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인천~뉴욕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3월 9만9000원이었지만, 4월엔 30만3000원으로 올랐다. 인천~방콕 노선은 3만9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인천~광저우 노선은 2만55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1만35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올랐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도 인상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대부분 항공사는 다음 달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이달(6600원)보다 1100원 오른 7700원으로 책정했다. 티웨이항공은 7700원에서 8800원으로 올린다.


아시아나항공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반영해 운임에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거리비례 방식에 따라 항공사들이 월별로 산정한다. 국제선 기준으로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1갤런당 평균 150센트 이상이면 33단계 체계에 따라 할증료가 부과되며, 이보다 낮으면 부과되지 않는다.


이번 유류할증료 인상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4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되는 올해 2월 16일∼3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총 33단계 중 18단계에 해당한다. 직전 기준 기간인 1월 16일~2월 15일 평균가(1갤런당 204.40센트) 6단계에서 한 달 만에 12단계가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4월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 가격은 같은 노선이라도 이달보다 최대 10만원 가량 비싸졌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한 누리꾼은 "발권하실 거 있으면 참고해서 발권하라"며 "중동발 이슈 때문에 오를 거라 예상은 됐었는데 인상 가격을 보니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살벌하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폭탄 맞을 뻔했다. 미리해서 정말 다행" "당분간 항공권 구입은 꿈도 못꾸겠다"고 했다.


해외 주요 항공사들도 중동 사태 이후 유류할증료 인상에 나선 상태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홍콩항공은 지난 12일부터 유류할증료를 최대 35.2% 인상했다. 에어인디아 역시 같은 날부터 국내선과 중동 노선에 399루피(약 60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18일부터는 북미 노선 유류할증료를 기존보다 50달러 높인 200달러로 조정할 예정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가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헤지는 미래 가격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식으로, 항공사는 선물 계약이나 금융상품 등을 활용해 연료 가격을 일정 수준에서 미리 고정하기도 한다. 대한항공은 연간 예상 항공유 소비량 가운데 최대 50% 수준에 대해 유가 헤지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FSC보다 대응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상품을 활용한 대규모 헤지 전략을 활용하기 어렵고, 유류를 미리 확보해 두는 방식도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차이로 인해 국제유가 상승 국면에서 LCC의 비용 압박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 등 국내 LCC들도 이번 주 안에 4월 유류할증료 수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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