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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그리웠던 손흥민, 슈팅 골대 맞자 땅을 쳤다


입력 2021.11.12 13:40 수정 2021.11.12 13:41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코로나 시대 모처럼 3만 관중 앞에서 홈경기

후반 시도한 헤더 골대 맞자 아쉬움 표출

득점 실패한 미안함과 주장으로서 책임감 보여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기에서 슛이 빗나간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맹활약을 펼치고도 A매치 3경기 연속골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6분 터진 황희찬(울버햄튼)의 페널티킥 결승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11(3승 2무)을 기록한 한국은 A조 3위 레바논(승점 5)과 격차를 더욱 벌리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내내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경기 이틀 전 귀국해 몸이 피곤할 법도 했지만 모처럼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친 그는 이날따라 유독 흥이 올라 있었다.


특히 축구팬들에 대한 손흥민의 애정은 남다르다. 그는 5개월 전 이곳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스리랑카전서 경기 종료 후 센터 서클에서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 섰다.


당시 경기에 뛰지 않았던 그는 마이크를 잡고 진심을 담아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보다 가까이에서 인사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오셨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상황이 좋아져서 꽉 찬 관중과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 열린 이라크와 최종예선 1차전 홈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나서는 “텅 빈 경기장에서 뛰다보니 팬 여러분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 빨리 팬 분들과 같이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침내 손흥민의 바람이 이뤄졌다. 이날 UAE전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에는 3만152명의 구름관중이 찾아왔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모든 스포츠 경기 중 최다관중이다.


11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모처럼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손흥민의 플레이에 활기가 돌았다. 전반 45분에는 하프라인 부근부터 수비수 여러 명을 제치는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을 선보인 뒤 슈팅까지 기록했지만 아쉽게 골대를 맞으며 득점에 실패했다.


계속해서 상대 골문을 두드린 손흥민은 후반 29분 절친 김진수의 크로스를 위협적인 헤더로 연결했지만 또 한 번 골대를 맞췄다. 홈팬들 앞에서 득점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일까. 손흥민은 손으로 그라운드를 강하게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너무 고생했다. 많은 찬스를 얻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반성해야 한다”며 “추운 날씨에 멀리까지 오신 팬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조금 더 시원한 승리로 보답해 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는 물론, 팬을 위한 마음씀씀이까지 손흥민은 영락없는 대표팀 주장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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