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PE, 우리금융 지분 4% 확보
4대주주, 사외이사 추천권 획득
"은행업 확장으로 해석하긴 곤란"
유진 프라이빗에쿼티(PE)가 우리금융지주의 새로운 주주가 되면서 은행업에 본격 진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진PE가 확보한 우리금융의 지분을 바탕으로 유진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은행업으로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각에선 유진PE가 대규모 수익을 낸 딜을 연이어 성공시킨 만큼 이번 지분확보도 단순 투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유진그룹이 저축은행을 인수했다가 한계를 느껴 KTB투자증권에 지분을 매각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은행업으로의 진출에 염두를 둔 투자를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22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4%를 유진PE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매입으로 유진PE는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추천권까지 확보했다. 우리금융 지분을 인수한 유진PE는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9.80%), 국민연금(9.42%), IMM PE(5.57%) 이후 네 번째 주요 주주가 됐다. 이외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도 우리금융 지분 낙찰자로 선정됐다.
앞서 유진PE는 지난 18일 진행된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금융위도 다른 산업보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업자가 우리금융 지분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사업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진PE는 재무적 투자자(FI)로 분류되는 만큼 민영화 성공 이후 지배구조 안정화에 일조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 것이란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금융권 일각에선 유진PE가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유진그룹이 은행업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유진그룹은 지난 2017년 유진PE와 함께 전 대영저축은행을 인수해 '유진저축은행'으로 바꿔 은행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KTB투자증권에 이를 매각하면서 불과 5년 만에 은행업에서 발을 빼기도 했다.
일각에선 유진PE가 그 동안 지분투자를 통한 수익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이번 우리금융 건 역시 단순 투자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진PE는 올해 6월 산업은행과 SK에코플랜트 디디에서 지분을 매각하면서 500억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유진PE는 폐기물 업체인 KG ETS에 대한 지분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우리금융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유진PE가 이 차익을 노렸거나 은행업권을 긍정적으로 보고 투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면서 유진그룹이 은행업 진출에 발을 들여놨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과거 저축은행 사례를 봤을 때 본격적인 은행업 확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