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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승인 中 몽니로 해 넘기나


입력 2021.12.14 06:00 수정 2021.12.14 08:0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지난해 10월 M&A...1년 넘었지만 규제 당국 감감 무소식

해 넘길 가능성 커져…당초 연내 마무리 계획 차질 불가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M16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 강화에 중국 변수가 커지고 있다. 1년여 전 인텔 낸드사업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중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연내 인수 마무리가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체결한 인텔 낸드 사업 인수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계약을 체결한 이후 M&A 심사 대상 8개국 중 7개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최종 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당초 연내에 8개국 경쟁당국의 승인 완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규제 당국들의 승인이 마무리되면 1차로 70억달러를 인텔에 납부하고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이전해 올 계획이었다.


이후 오는 2025년 3월에 나머지 20억달러를 인텔 측에 지급하고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특허(IP), 연구개발(R&D) 인력 등 잔여 자산을 넘겨받는 순차적 방식으로 인수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인수 계약 체결 시점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승인은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지난 7월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가 7개국 중 마지막으로 승인을 한 지 5개월이 다 되가지만 이후 중국에서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중국 당국의 결정이 이뤄져 연내 인수가 마무리되기를 원하고 있지만 이러한 기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 경쟁당국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진행 중인지 파악이 되지 않아 회사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석희 사장은 지난달 22일 ‘제 14회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텔 낸드사업 인수 심사와 관련 “(중국 정부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면서 협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아직 결과는 감감 무소식이다.


업계에서도 다른 7개국의 승인 결정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빠르게 이뤄진 측면이 있긴 하지만 중국의 결정이 예상 외로 길어지는 현 상황을 다소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시장은 공급 업체가 많고 경쟁도 심해 독과점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이번 인수 계약에 포함된 인텔 낸드 사업에는 중국 다롄 공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인텔이 현지에서 아예 철수하는 것보다는 SK하이닉스가 이를 인수해 생산시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 자국에 유리함에도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중국이 해외 기업간 M&A에 깐깐한 입장을 보여 온 데다 최근 미국과의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이번 건은 미국 기업인 인텔이 피인수 기업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다소 떨어진다.


일단 연내에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SK하이닉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커졌고 이는 향후 회사 경영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중국 당국의 승인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심사 장기화로 승인이 지연될수록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혹여나 중국 당국의 반대로 M&A가 무산될 경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키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D램에 지나치게 치우쳐진 사업 경쟁력을 낸드와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한해 견조한 흐름을 보여온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증권가에서 겨울 추위로 예고한 4분기에도 업황 악화가 당초 예상보다 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는 D램과 낸드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등 업황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낸드 사업 경쟁력을 꾀하려는 SK하이닉스로서는 마음이 급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왼쪽에서 아홉번째)이 지난 2019년 4월 18일 중국 우시 공장에서 개최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궈위엔창 강소성 부성장(왼쪽에서 일곱번째), 리샤오민 우시시 서기(왼쪽에서 여덟번째), 최영삼 상하이 총영사(왼쪽에서 열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공장 준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SK하이닉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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