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 메타버스 ETF 접전
KB 게임ETF 6개월 수익률 45%
“코로나로 테마투자 전략 급성장”
개인투자자들이 조정장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상장지수펀드(ETF)의 테마형 상품에 올라타고 있다.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낮추고 유망한 테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테마 ETF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는 순자산 166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 순자산총액은 1171억원을 기록했다. 두 ETF는 지난 22일 상장한 뒤 3거래일째인 24일에 나란히 순자산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날 두 ETF와 동시 출격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는 순자산 238억원, KB자산운용의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는 순자산 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출시된 ETF 4종은 모두 전 세계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운용 방식과 포트폴리오 등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0월에도 국내 메타버스 ETF인 ‘KODEX K-메타버스액티브’와 ‘TIGER Fn메타버스’를 동시에 출시해 선점 경쟁을 벌였다. 현재 순자산은 각각 4985억원, 4170억원 규모다. 당시 TIGER Fn메타버스는 출시 3거래일째인 지난 10월 15일 360억원, KODEX K-메타버스액티브는 330억원의 순자산을 끌어 모았다. 글로벌 메타버스 ETF의 순자산 증가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박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메타버스 ETF는 기존 한국 상장 메타버스 ETF와 달리 엔터 비중을 낮추는 대신 반도체 섹터 비중을 높였다”며 “내년 애플의 증강현실(AR) 글라스 출시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턴 하드웨어 중심의 메타버스 관련주가 높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강’ 체제를 구축 중인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ETF의 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42.7%)과 미래에셋자산운용(34.9%)이 각각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KB자산운용(8%), 한국투자신탁운용(5.1%), NH아문디자산운용(3.1%) 순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06년 ETF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자산운용보다 4년 늦었지만 이후 다양한 테마 상품을 출시하며 1위 자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인 ‘TIGER 차이나전기차 솔랙티브’ ETF의 경우 순자산은 3조1972억원에 달한다. 상장한지 1년 만에 2002년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6조160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순자산 규모가 큰 ETF가 됐다.
올해 메타버스·전기차와 함께 돌풍을 일으킨 테마는 게임 관련 ETF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이슈가 부각되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게임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영향이다. 최근 6개월 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 5개 종목 중 1~3위가 모두 게임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게임’(50.87%). 이어 KB자산운용의 ‘KB스타 게임테마’(44.49%),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게임산업’(34.03%) 순으로 나타났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올해 연초 이후 ETF에 자금을 쏟아 부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전략은 테마 투자일 것”이라며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트렌드에 대한 투자나 확신이 테마 투자의 주요한 이유”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