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용산 시대' 마침표…국방부는 옛둥지로 '원위치'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1.25 04:00  수정 2025.11.25 04:00

대통령실 쓰던 청사로 국방부 다시 들어간다

국방부, 이사비 등 238.6억 국회에 요청 확인

돌려받는 청사서 곧바로 업무 돌입은 미지수

서울 종로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 ⓒ뉴시스

대통령실이 청와대 복귀 절차에 돌입하면서 지난 3년여 이어졌던 '용산 시대'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에 따라 용산 대통령실 건물의 원주인이던 국방부도 다시 옛 청사로 돌아갈 채비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집무 공간 이전으로 시작된 정부 부처의 용산 대이동이 각 부처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원상회복 국면을 맞은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청와대 복귀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설 보완 상황과 보안 점검 상태, 그리고 각 부서의 준비 상황에 따라 이달 말부터 사무 공간 이전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더 미룰 명분도, 필요성도 사라졌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경청통합수석실의 복귀 여부였다. 대통령·정부·국회를 모두 상대하는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보니 상당 기간 청와대 복귀 대상에 포함될지 불투명하다는 말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논의를 통해 청와대 본관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을 병행 활용하는 이원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간적 효율성과 접견 동선, 외부 대응 등을 함께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다.


대통령 관저 복귀 문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관저는 보수 공사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고, 일부 시설은 최근 점검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 내외의 공식 관저 이전은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생활 공간이다 보니 사무 공간보다 더 꼼꼼한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실 복귀보다 일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 절차가 현실화되면서 국방부도 3년 만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는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에 따라 용산 일대 군사시설을 원상 복구하는 데 내년도 예산 238억60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청사 모습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방부와 합참 청사의 재배치가 불가피하다며 네트워크 구축·시설 보수·이사비 등을 포함한 증액 필요액을 제시했고, 해당 예산은 국방위 심사 과정에서 그대로 의결돼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남겨두고 있다.


국방부가 요구한 세부 내역을 보면 네트워크와 PC, 회의실 영상장비 구축에 133억원, 시설 보수비 65억6000만원, 화물 이사비 40억원 등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하는 일정에 맞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합참) 청사를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인 2022년 5월 수준으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는 용산 10층 건물은 원래 국방부 본관으로, 국방부는 2003년부터 이 건물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출범 직후 용산으로 옮기면서 국방부는 인접한 합참 청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3년 넘게 국방부와 합참이 한 건물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일부 부서와 직속 부대들은 공간 부족 문제로 청사 안팎에 분산 배치돼 운영 중이다.


윤석열 정부는 애초 약 2400억원 규모를 투입해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 지역에 합참 청사를 새로 건설하는 대규모 공간 재배치를 추진했다. 그러나 사업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비상계엄 문제와 탄핵 정국을 거쳐 정권이 교체되면서 해당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결국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한 건물을 나눠 쓰는 '이례적 동거'가 3년 넘게 지속됐다. 군 안팎에서는 업무 특성과 지휘 체계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다는 말도 적지 않았다. 다만 돌려받는 청사가 곧바로 업무에 활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이 있던 기간 동안 건물 일부는 내부 동선이 바뀌었고, 경호·통신 관련 설비도 상당 부분 재조정이 필요하다.


국방부는 이미 내부적으로 복귀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올해 안에 공간 실사와 시설 점검, 보안 검증, 재배치 계획 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군 당국자는 "예정대로 대통령실이 전면 철수하면 내년 상반기 안에 국방부 복귀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의 복귀가 문제의 종결이 아니라 새로운 논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정부 지출 전반에 대한 감사가 강화되는 가운데, '용산 이전' 과정에서 투입된 예산의 경위와 효율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복귀는 인정하더라도 비용·절차·정책 판단에 대한 책임 검증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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