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이후 하락세 이어간 尹 지지율
2030서 李·安에 밀려 '3위' 하락도
야권 단일화 조사서도 크게 밀리자
당 안팎 위기감 팽배…극적 화해 이뤄진 배경 중 하나 꼽혀
선거 전략 및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등을 놓고 갈등을 겪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오후 극적 화해의 장면을 연출했다. 내홍을 겪는 동안 윤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에 빠진 틈을 타 상승 가도를 달리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향후 추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던 윤 후보와 이 대표의 합의가 이뤄진 배경 중 하나로 야권 지형의 재편 움직임이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윤 후보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당시 한자릿수에 머물며 미미했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컨벤션 효과가 끝난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윤 후보의 지지율과 반비례하며 어느새 10%대 중반을 넘볼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윤 후보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할 경우 대선을 앞둔 야권에 불가피한 절차로 거론됐던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표가 공개되자 캠프 전반적으로 '심각한 위기'라는 위기의식이 감지되기도 했다.
실제 알앤써치가 MBN의 의뢰로 지난 4~5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누가 차기 대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안철수 후보를 택한 응답자는 43.5%로 32.7%에 그친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적합도가 아닌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서도 안 후보가 43.3%, 윤 후보가 35.8%로 안 후보가 우세한 결과가 도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일찌감치 역전당한 데 더해 차기 대선의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에서 안 후보에 밀려 3위로 처지는 결과까지 도출되자, 윤 후보로서는 절실한 반전의 동력이 필요했다는 관측이다.
윤 후보가 2030과 중도층에서 확실한 소구력을 가지고 있는 이 대표를 끌어안으며 반전을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서 제기됐고, 이는 당대표로서 정권교체에 실패할 경우 책임 소재의 한가운데에 놓일 수밖에 없던 이 대표의 입장과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극적 화해를 통한 '원팀 재결성'의 수순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속적으로 중도 실용 행보에 집중하고 있는 안 후보에 비해 당이 내홍으로 점철되다 보니 특정 이념에 귀속되지 않는 경향이 짙은 2030과 중도층의 이탈 추세가 상당했다"며 "더이상 방치할 경우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을 텐데 그나마 수습의 희망을 보게 되서 다행이다. 오늘의 화해가 일시적인 봉합이 아니라 단단한 원팀 재결성이라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줘야 할 것"이라 말했다.
안철수 "내가 당선되고 정권교체하러 나와
국민 눈높이에서 미래 준비해야" 당부 남겨
"향후 행보 따라 야권 지형 새롭게 짜일 것"
안철수 후보 측은 국민의힘의 행보에 개의치 않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실용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상승 추세를 이어가 1월 말 시작되는 설 연휴 전 '3강 체제'를 확고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단일화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이번에 제가 당선되고 제가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 나왔다. 지금 현재 시대는 제가 능력을 발휘해야만이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그런 시대"라며 "어떤 특정한 이념에 사로잡히기보다 현시점에서 어떤 해법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문제 해결과 사회·세상을 바꾸는 일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실용 정치적인 입장"이라 강조했다.
한편으로 안 후보는 높아진 지지율에 자만하지 말자며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가 무조건 옳다는 교만과 우리가 정의라는 독선 대신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께서 원하고 미래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말씀드려 나가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30세대와 중도층의 표심은 어느 한 쪽에 묶여있지 않는 동시에 깜짝 이벤트 한 두번으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가벼운 성질의 것도 아니다"라며 "향후 양 측의 행보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진정성 있는 행보가 담보되느냐에 따라 야권의 선거 국면도 새롭게 짜여질 것"이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