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 겨냥 "여가부 폐지 넘어 대안 말하라"
송영길, 이준석 여가부 폐지 토론 제안 거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나오며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공략에 나서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대녀(20대 여성)'를 향해 구애 손짓을 보냈다.
이 후보는 10일 스타트업 여성 대표들과 만나 육아와 경력단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해법 등을 놓고 토론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서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말문을 땠다. 최근 자신이 소수자 인권, 젠더이슈 등을 주로 다루는 유튜브 '닷페이스'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 직장에서의 차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아직도 남아있는 심각"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해결해 가면서 평등한 사회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로 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여가부 폐지 공약 등으로 '젠더 갈라치기' 논란을 일으킨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였다.
이 후보는 "내가 여성, 남성 (얘기가) 나오면 머리가 요새 막 아프다. 이래서는 안 되지 않느냐"며 "한때 정치권에서 의도적인 분열 책동, 분할·지배 전략 때문에 지역으로 나눠서 어디 출신이니 해서 공연히 이유 없이 서로 증오하고 갈등하게 해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일이 있었다. 지금도 그런 조짐을 보이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한다, 반대한다를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말씀해주면 좋겠다"며 "어떤 영역에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불합리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남녀 간에도 차별적 요인이 있다면 시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여가부 폐지를 두고 토론하자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젠더 이슈를 쟁점화하려는 국민의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가부 폐지 주장) 이런 문제는 당 대표가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 후보들이 주로 할 문제"라며 토론 제의에 선을 그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 대표는 (토론에) 나갈 생각이 없다"며 "필요하면 계속 여러 언급을 하는 권지웅 민주당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원장과 토론하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