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 최대 승부처 PK서 득표율 45~50% 목표
송영길, 15일부터 2주간 PK 바닥 민심 다지기 올인
부산시당위원장 박재호 "실용 내세워 중도층 공략"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PK) 표심 잡기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사실상 PK 지역과 '끈끈한 인연'이 없는데다 '압도적인 대세론'이 어느 후보에게도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PK 표심을 먼저 선점해 대선 승리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생물학적·정치적 고향인 PK 지역은 민주당에게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이기도 하다. 800만 표가 달린 PK 지역에서 45~50% 이상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민주당은 중도층·부동층 표심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의 요청으로 지난 15일부터 부산 체류를 시작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바닥 민심 다지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송 대표는 설 연휴 전까지 2주 동안 PK 지역과 서울을 오가며 이 후보를 지원사격 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도 지난해 11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방문 지역으로 PK를 택한데 이어 새해 첫날에도 강서구 부산신항과 에코델타시티 등을 방문할 정도로 PK 표심 끌어안기에 힘을 쏟고 있다.
송 대표는 23일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울·경 메가시티 청년선대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수도권) 일극 체제가 아니라 (수도권·PK) 양극체제로 지방 전체를 대표하는 핵심 거점 도시로 부·울·경 메가시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그는 이날 다대포를 찾아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에 출전한 전남 영암 출신의 정운 장군을 기리는 정운공순의비를 참배한 뒤 정군 장군의 "왜놈을 무찌르는 데 전라도·경상도가 어디 있단 말이오"라고 한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부산을 누비고 있는 송 대표가 지역을 떠나 이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달라는 호소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전날(22일)엔 부산 선대위 특보단 발대식 및 임명식에 참석했다. 그는 "부산은 노무현·문재인 두 분의 대통령을 만들어준 아주 중요한 곳"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부산 시민 50%가 (이 후보를) 지지해주시면 민주당은 부산을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 21일엔 부산 지하철 서면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한 뒤 부산시당으로 이동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현장엔 김용민·김주영·최강욱 최고위원, 김영진 사무총장, 박재호·최인호 의원 등 핵심 인사들이 대거 출동해 부산 바닥 민심 다지기에 힘을 실었다. 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인 김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직후 데일리안과 만나 "이 후보와 윤 후보 둘 다 PK 지역과 인연이 깊지 않기 때문에 PK 표심은 사실상 진공상태"라며 "부산은 '제2의 수도'로 통하는 만큼, 정권재창출을 위해 중요한 지역"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부산 중도층·부동층 표심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호 의원은 "이 후보도 싫지만, 부인과 장모 문제 때문에 윤 후보도 못 찍겠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며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인 '실용주의'를 내세워 중도층·부동층을 당기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의도에서 부산에 의원들이 내려오면, 기업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이 후보가 당선되면 불필요한 규제 철폐·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홍보를 많이 해달라고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