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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 수뇌들의 파괴적 역발상


입력 2022.01.24 08:02 수정 2022.01.24 08:02        데스크 (desk@dailian.co.kr)

도깨비와 씨름하며 소진한 5년

북진통일론이 6.25 남침 초래?

남의 말을 거두절미 공박하다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전시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엑스포 전시센터에서 열린 아부다비 지속가능성주간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은 5년 동안 과거와 싸우느라 그 귀한 시간을 소진하고 말았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그것과 싸운다는 것은 자기들이 그린 도깨비와 싸우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밤새도록 붙잡고 씨름을 했는데 아침에 깨닫고 보니까 싸리 빗자루를 안고 있더라는 도깨비 설화를 정권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이라 하겠다. 그간에 쌓인 예가 차고 넘친다.


문 대통령이 집착증까지 보인 탈원전 정책은 전력의 질 저하, 전기료 부담의 가중을 현실화하고 있다. 자연의 축복으로 선전됐던 신재생 에너지는 전력의 질이나 경제성에서 원자력 발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게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도깨비와 씨름하며 소진한 5년

“한국의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고 있다.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가 있으며, 사우디 원전산업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문 대통령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야마마 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한 말이다. 그러면서도 국내에선 ‘원전 대신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제대로 차려진 밥상 엎어버리고 멀건 죽사발 하나 챙겨 안은 격이다.


미국·일본을 밀어내면서 북한·중국과의 밀착에 국가 장래를 거는 듯했던 외교정책은 스스로를 국제적 천덕꾸러기로 전락시켰다. 미·일은 한국에 대한 신뢰를 거둬버렸고 북·중은 우리를 똘마니 취급하기에 이르렀다. 문 정권 묘기외교(妙技外交)의 민낯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기 무섭게 정부에 의한 일자리 창출을 독려했다.


“각 부처에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이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질타하면서 정부가 ‘모범 고용주’가 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국민의 세금으로 직접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공공부문 일자리만 양산됐을 뿐이다. 민간 부문에선 양질의 일자리 급감과 취로사업 식 일자리 급증 현상이 빚어졌다(이분이 요즘 와서는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앉혀놓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설파(?)한다는 언론 보도다. 언제부터인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참으로 낭만적인 문 정권의 구호도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강남의 부자들이 투기를 하는 바람에 주택 값, 전세 값, 땅 값이 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리고 은행 대출 창구를 닫아버리면 투기꾼들의 못된 버르장머리는 고쳐진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도 (추측컨대) 이런 인식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실천에 옮겼다. 마치 두더지잡기 게임이라도 하듯 부동산 대책이라는 뿅망치를 가지고 마구 두드려댔다. 스물다섯번이라던가 스물여섯번이라던가…. 집값은 치솟았고, 주택소유자들은 세금폭탄에 비명을 질렀다. 물론 덕을 본 쪽도 있다. 세금을 당초의 추계보다 60조원이나 더 걷을 수 있었던 데는 부동산 관련세가 한몫 단단히 했다.

북진통일론이 6.25 남침 초래?

이런 예를 들자면 한이 없다. 문 정권의 국정운영이 이처럼 휘어지고 뒤틀어진 배경에는 그들의 ‘역발상’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발전적 진취적 역발상이 아니라 배배꼬인 역발상이다. ‘무엇이든 과거 보수정권과 보수 세력의 인식을 뒤집으면 우리 편의 박수를 받을 것’이라는 단순명료한 계산에 충실했다. 우리 편만 결집시킨다면 정권의 안정뿐만 아니라 장기집권까지도 가능하다고 확신했을 법하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이 괜히 나왔을까.


그 역발상의 예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또 창출해 냈다(그 솥에 그 밥이고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그는 23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향해 “이승만 대통령이 준비도 없이 북진 통일, 멸공 통일을 외치다가 6·25 남침의 핑계거리만 제공했던 역사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시비를 걸었다. 송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후보에게 책을 선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윤 후보가 제기한 선제타격론을 공격했다.


“전시작전권 회수, 군사위성 등 정찰자산의 뒷받침도 없을 뿐 아니라 군사긴장고조로 주가하락, 외국인 투자자 철수 등 큰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섣부른 선제타격론을 말하기 전에 이 책을 바쁘시더라도 꼭 일독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권합니다.”

이 책이란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 《1962년》이다.


충고라고 하기에는 고약해서 한 마디 거들지 않을 수가 없다.


❶이승만 대통령이 북진통일, 멸공통일을 외치지 않았으면 김일성이 남침을 하지 않았으리라는 뜻인가? 김일성이 그걸 핑계로 내세운 적이 있던가?


❷이승만 대통령이 준비를 하고서 북진통일을 공언했다면 오히려 책임론의 핑계 거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준비 없이 말했다는 것은 북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떠들 수 있었던 정치적 구호였다. a. 단독정부를 수립하긴 하지만 통일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b. 군 조직 및 군비 강화를 서두르던 북한에 대한 허장성세가 필요했다. c.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의 무장을 꺼렸던 미국을 향해 군사적 지원을 압박하는 시위의 의미가 특히 뚜렷했다.


❸핑곗거리를 제공한 측이 한국이었으니 김일성의 침략은 이해할 부분이 있다는 것인가?


❹전시작전권을 환수하고 군사위성 등 정찰자산을 가진 다음이면 선제타격을 말해도 된다는 뜻인가? ‘전작권도 갖지 못한 주제에 무슨 선제타격론인가’라는 조롱으로 들리는데 오해인가? 북한에 비해서는 월등한 우리의 정찰자산을 거의 무용지물로 만든 것은 어느 정권이던가?

남의 말을 거두절미 공박하다니

❺윤 후보 말 한마디 때문에 주가하락, 외국인 투자자 철수가 초래될 것이라면 우리 경제는 진작 무너져 내려앉았어야 했다. 우리가 북한 김씨 왕조, 그 황당한 사이비신정체제의 지속적인 군사적 도발과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까닭을 정말 몰라서 ‘경제위기론’을 들먹이는가?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확실한 장치(한·미군사동맹 체제)와 탁월한 역량·자유혼·근면성·희생정신으로 무장된 국민, 비교할 바 없이 유능했던 리더십에 힘입은 것이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 건가?


❻현실에서 위기 국면을 조성하고 있는 측은 북한 김정은 집단이다. 핵무기와 그 운반체계인 각종 미사일을 개발·고도화 하면서 지속적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건 문제가 안 되고, 선제타격론만 문제라는 인식인가?


❼윤 후보의 말을 거두절미, 비난하기 좋도록 재구성하거나 거두절미하고 그걸 내세워 공박하는 이런 심보는 어디서 연유하는가?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공격을 해온다면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라고 기자가 물었다. 윤 후보는 이렇게 대답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에 핵을 장착해 서울에 발사한다면 1분 만에 도착하게 되기 때문에 막기 위해서는 발사 전에 선제타격을 하는 방법 외에는 막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 말 어느 부분에 모순이나 오류가 있다는 건가? 송 대표는 선제타격을 받고 나서 대응하는 게 옳다고 여기는가? 선제타격이 잘못이라면 한국군 ‘킬 체인’의 개념은 무엇인가? 송 대표가 알고 있는 킬 체인은 어떤 것인가? 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킬 체인을 폐기할 건가 아니면 개념을 바꿀 건가?


정권을 잡았으면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증진을 위한 국정 운영 주체로서의 전략을 세우고 추진해야지 어떻게 전 정부들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그 정책과 추진방법론을 뒤집고 뒤엎기에만 그렇게 집착할 수 있었다는 것인지, 그 파괴적 역발상에 기가 막힐 뿐이다. 그랬으니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과거에 함몰되고 말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계속 집권을 해야 하겠다고 저렇게 억지를 쓰고 있다. 그래서 묻고 싶다.


또 정권 잡아서 뭘 하려고 그러시나요?


ⓒ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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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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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치02 2022.01.24  10:30
    공부는 뒷전이고 허구한날 대모 만하면서 머리속어 오물로들어찬 놈들의 괴변의주둥질이 나라를 이렇게 말아먹었습니다,정권교체가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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