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Don't know' 1월 22일 발매
국화과의 꽃 ‘달리아’는 워낙 꽃의 색이 다양하다 보니, 잎의 색깔에 따라 꽃말도 달라진다. 흰색은 ‘당신의 친절에 감사해요’, 진한 붉은색은 ‘당신의 마음을 알게 돼 기쁨니다’, 빨간색은 ‘당신의 사랑으로 세상이 아름답네요’ 등이다. 뿐만 아니라 화려함, 감사함, 어리석음, 변덕, 정역, 우아함 등의 꽃말도 가지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달리아킴(Dahlia Kim, 본명 김윤서)이 예명으로 달리아를 쓰게 된 것도 이런 다양한 꽃말에 매료되면서다. 다양한 음악과 장르에 따라 자신의 색을 달리하는 그의 음악적 방향성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2월 ‘Ocean Wave’로 데뷔해 지난달 ‘Don't know’까지 네 장의 앨범을 통해 이미 자신의 색깔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달리아킴의 ‘달리아’가 꽃 이름이더라고요.
맞아요. 사실 예명을 두고 엄청난 고민을 했어요. 거의 10개 정도의 예명 후보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달리아’라는 꽃을 발견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이름에 꽂히더라고요. 관심을 갖고 알아보니 색깔별로 꽃말이 다른 거예요. 그래서 저도 음악마다 장르마다 저의 색이 달라지는 그런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달리아킴’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데뷔한지 햇수로는 3년이에요. 정확히는 1년하고도 2개월이고요. 데뷔 전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단 마음가짐부터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인생이 전환점이 됐다고 할까요? 사실 그냥 조용하게 노래 부르는 게 취미였는데 뭔가 활발해지고, 더 열심히 음악에 몰두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가수를 꿈꾸게 된 건 언제부터였나요?
사실 제 꿈이 가수는 아니었어요. 작곡가가 되고 싶었죠. 그래서 작곡 수업과 피아노를 배웠고, 작곡을 하다 보니 제 노래가 만들어 진다는 것에 희열을 느꼈어요. 저만의 창작물이 생긴 게 신기하고 작곡할수록 느는 모습이 보이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그러다가 이렇게 음원을 내고 자연스럽게 가수가 됐네요?(웃음)
-자연스럽게 가수가 됐다고요. 그 과정에서 힘든 부분도 없었나요?
그럴리가요. 다른 분들은 보통 사운드 클라우드나 유튜브를 통해 이름을 알린 뒤에 데뷔를 하더라고요. 저는 어쩌다 보니 데뷔를 해버린 느낌이라, 처음엔 주위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많이 없었어요. 모든 걸 혼자 찾아서 해야 했던 상황이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죠. 그래서 데뷔가 조금 늦어진 것도 있고요. 힘든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성공을 위해선 이겨내고, 더 열심히 하는 방법뿐이죠. 저 역시 최대한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음악에만 집중하려고요.
-지난달 28일 새 앨범 ‘Don't Know’가 공개됐어요.
‘Don't know’는 발매 전부터 가장 아끼던 곡이에요. 작곡·작사·편곡까지 전부 직접 했고요. 처음 작곡할 때 어떤 곡을 들어도 위로가 안 되는 느낌이 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제가 듣고 싶은 말들을 100% 담고 있는 곡은 없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쓴 곡입니다. 한 마디로 설명하면, ‘내가 지치고 힘들 때 같이 떠나자’라는 이야기고요.
-직접 작사·작곡·편곡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데, 힘든 점은 없나요?
힘들지만 스스로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에 자부심이 커요. 물론 그 과정에서도 누군가에게 배우는 부분이 있지만 스스로 악기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퀄리티 좋은 음악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자 자부심입니다. 다만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인간관계가 남들보다 좁다는 점은 단점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해보려고 도전할 겁니다.
-대화 형식으로 된 가사가 인상적이에요.
스토리가 그려지는 곡을 써보고 싶었거든요. 혼자 음악 감상을 할 때에도 상상을 펼치는 편이에요. 이 곡은 전화 통화 속 대화의 느낌을 담았어요. 어떤 이와의 대화라기 보단, 제가 저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해요. 누군가에게 힘들다고 말했을 때 제가 직접 듣고 싶은 말들을 적었거든요.
-스스로를 위로하는 곡이지만, 동시에 대중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전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일부러 가사를 영어로 작업했어요. 위로의 곡을 직접적으로 적으면 뭔가 창피하고, 오글거리더라고요. 하하. 그냥 누군가가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길 바랄 때 대중들이 이 곡을 들어주셨으면 해요. 다들 힘들 땐 어디론가 떠나세요, 힐링하고 오세요!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항상 곡의 분위기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는 편인 것 같아요. 이번 곡은 사운드를 채우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악기 트랙이 너무 많이 나와서 믹싱 기사님께서 놀라실 정도였어요. 분위기나 사운드를 채우느라 큰 노력을 했고, 믹싱 작업이 가장 힘들었는데 결과적으론 만족스럽습니다(웃음).
-스스로 생각하는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요?
그래도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더 성숙한 앨범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실력을 키워서 스스로의 만족도도 100%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이번 앨범은 전 앨범 ‘Barbie Doll’과 같이 작업해서 그런지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갔어요. 너무 힘들었는데 ‘요즘은 음원을 한 달에 하나씩 내도 성공할까 말까야’라는 지인의 말에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뭔가 새로운 자극을 받은 것 같아 감사했죠. 더 독하게 마음먹는 계기가 됐어요. 앞으로도 힘들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길 것 같아요.
-이전의 앨범들과 이번 앨범의 차별점이 있다면요?
항상 음원을 낼 때마다 성장해가는 포인트가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저에게 또 다른 장르와 길을 열어준 노래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장르의 다양성을 더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은 이번 앨범 작업 과정에서 사운드적으로 배운 것들이 커서 앞으로 작업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것 같고요.
-달리아킴의 음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여러 가지의 색’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정말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많거든요. 알앤비가 주 장르이긴 하지만 다른 장르에도 자신 있어요. 많은 분의 취향에 맞춰서 저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여러 색깔 중에 하나쯤은 취향에 맞지 않겠어요? 하하. 제 노래는 들으면 색깔이 자동으로 상상되는 신기하며 매력 있는 음악입니다(웃음).
-달리아킴의 음악적 방향성도 궁금해요.
우선 올해는 정말 자주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준비된 곡들이 아주 많거든요.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면서도, 저의 개성을 잃지 않는 음악을 들려드리는 방향을 선택했어요. 또 각종 피처링이나 유튜브도 열심히 해보려고요.
-가수로서 가지고 있는 달리아킴의 신념이 있다면?
제 이름의 꽃말 중에 ‘우아하다’라는 의미가 있어요. 저는 말 그대로 ‘우아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혼자 하는 음악이지만, 음악 자체에서 우아하다는 느낌이 풍겼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랄까요? 적어도 제 자신에게 부끄러운 사람은 절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대중들에게 달리아킴을 어필해볼까요?
‘올라운더’라는 점을 가장 어필하고 싶어요. 작곡·작사·편곡을 혼자 다 하는 그런 뮤지션이라는 점이요. 또 저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음색이 아닐까요? 원래 노래할 때 목소리는 파워풀한 보컬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다듬고 다듬은 결과 지금 저의 음색이 됐어요.
-롤모델도 있나요?
크러쉬 님이요. 음색부터 음악성까지 너무 닮고 싶어요. 제가 엄청 팬이라서 수록곡까지 다 듣는 편인데 장르도 엄청 다양하고, 모든 장르를 다 잘하시는 것 같아요. 공연도 자주 보러 다녔는데 요즘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아쉬움이 큽니다.
-올해, 또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올해는 EP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에요. 많은 활동으로 저를 어필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최종적으론 조용하고 길게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는 겁니다. 스스로에게는 물론,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