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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첼버지’ 로만에 파편 “20년 뒤로 하고...”


입력 2022.02.27 08:18 수정 2022.02.27 10:5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푸틴 측근으로 분류되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경영권 포기

20년 가까이 첼시 중흥기 이끈 구단주로 "클럽 이익 위해 물러난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 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파편이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56)에게 튀었다.


첼시 구단은 27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경영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의 석유 재벌로도 유명한 로만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영국 내에서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 영국 입국 자체도 거부됐다. 로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도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규탄하며 푸틴 측근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 내에서는 “로만의 구단주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영국 노동당은 로만의 영국 내 재산 압류 주장까지 들고 나왔다.


부담을 느낀 로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 만에 거취를 결정했다.


로만은 "구단의 자선 재단 이사진(charitable foundation)에게 구단 경영권을 넘기겠다"며 "20년 가까이 첼시 구단을 소유하는 동안 항상 관리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 나의 일은 지역 사회에서 우리 클럽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클럽의 최고 이익을 생각하면서 모든 결정을 내렸다. 이것이 곧 내가 첼시의 자선 재단 이사진에게 클럽의 경영권을 넘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결정이 ‘매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첼시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첼시 팬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구단주로서의 역할은 당분간 할 수 없게 됐다.


UEFA 수퍼컵 우승 차지한 첼시. ⓒ AP=뉴시스

첼시 팬들에게는 ‘첼버지’로 불릴 만큼 로만은 첼시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지난 2003년 첼시를 인수한 로만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퍼부어 첼시를 유럽 정상급 팀으로 올려놓았다.


로만 부임 이후 첼시는 약 20년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UEFA 유로파리그 우승 2회, EPL 우승 5회, 잉글랜드 FA컵 우승 5회 등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3일에는 2021 FIFA 클럽월드컵 우승컵까지 품에 안았다.


로만 퇴진 소식에 앞서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은 2021-22 카라바오컵 결승 리버풀전(28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을 둘러싼 상황에 불확실성이 많다" 착잡한 심경을 밝히면서도 “심리적으로 나와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가온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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