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출신 진첸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심경 토로
"우크라이나 갈 수 없지만 내 위치에서 전쟁 참상 알릴 것"
경기 전 우크라이나 국가를 들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올렉산드로 진첸코(26·맨체스터 시티)가 울분을 토하며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부었던 우크라이나 출신의 맨시티 수비수 진첸코는 5일(한국시각)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전쟁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공포에 떨고 있는 우크라인들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고국(우크라이나)으로 건너가 싸우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진첸코는 "아내가 울며 날 깨웠다. 충격적이었다. 영상과 사진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여줬다"며 “매일 밤 울고 있다. 이미 일주일은 넘은 것 같은데, 훈련장에서 운전해 나올 때를 비롯해 어디서든 아무 일 없이 울음이 터진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곳인데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진첸코는 지난달 27일 에버턴전을 앞두고도 같은 국적의 비탈리 미톨렌코와 포옹하며 아픔을 나눴다.
이어 “딸과 가족만 아니었다면 우크라이나로 갔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알고 있다. 자랑스럽다. 내가 아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목숨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당장 우크라이나로 갈 수 없지만, 진첸코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큰 일을 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라는 축구 무대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며 세계의 우크라이나 연대와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국기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며 진실을 알리고 있다. 진첸코도 “내가 국가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진첸코 노력에 EPL도 적극 지지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연대 표시로 5~7일 펼쳐지는 모든 EPL 경기에서 20개 클럽의 주장들은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노랑과 파랑의 완장을 찬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선수와 감독, 경기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도 함께 연대의 시간도 가진다. 경기장 대형 스크린에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을 배경으로 전쟁 반대 메시지를 띄운다.
소속팀 맨시티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 2일 영국 피터보로의 웨스턴 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터보로와의 2021-22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16강전)에서 진첸코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원래 맨시티의 주장은 브라질 출신의 베테랑 미드필더 페르난지뉴. 이날 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연대와 지지의 표현으로 진첸코에게 주장 완장을 넘겼다.
그런 움직임에 대해 진첸코는 "이렇게 힘을 보내줄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