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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김해론, 위로 건넬 수 있는 '안정제'같은 가수를 꿈꾸며


입력 2022.03.07 16:48 수정 2022.03.07 17:1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2월 25일 첫 싱글 발표

모노트리 제작

가수 김해론이 첫 싱글 '안정제'(Stabilizer)를 지난달 25일 발표하며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케이팝 히트 프로듀싱 팀 모노트리가 제작한 2호 가수로, '안정제'를 시작으로 사람의 체온과 닮은 일상적 소재의 음악으로 대중에게 폭넓은 위로를 건네겠다는 각오다.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노래를 발표하기 전, 김재환, 온앤오프, 더보이즈, 윤지성, 임상현 등의 곡에 작곡가로 참여한 바 있다. 자신의 이름이 크레딧이 오른 경험은 있지만 가수로 첫 발을 내닫은 후 김해론의 일상은 매일이 벅차다.


"전날까지는 정말 아무렇지 않았는데 막상 나오니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빨리 다른 노래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정식 발표 전과 후의 마음가짐이 정말 달라요. '이제 더 열심히 해야겠다'란 생각으로 가득해요."


'안정제'는 가수 적재의 기타 연주 위 미성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어쿠스틱 팝 장르로 안정제에서 착안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작곡팀 모노트리의 이주형 프로듀서와 함께 김해론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그는 '안정제'에 대해 "새까만 밤, 잠들지 못해 불안한 마음을 포근하게 녹여주는 안정제 같은 노래"라고 소개하며 비하인드스토리를 들려줬다.


"문득 전에 사귄 연인에게 했던 말들이 떠올랐어요. 연인 사이에는 밥을 잘 먹었냐, 잠은 잘 잤냐 등의 사소한 것들을 챙겨주잖아요. 그런 일상적의 따뜻한 말들이 떠올라 가사를 쓰게 됐어요. 처음에 들으면 사랑하는 연인의 이야기 같지만 끝까지 들어보시면 짝사랑 노래예요. 마지막 가사를 보면 알 수 있죠. 속마음은 제가 그 사람의 안정제이고 싶지만, 차마 하지 못하는 고백의 진심이 담겨있죠."


김해론은 모노트리에 영입될 당시 작곡가로 계약을 시작했다. 하지만 모노트리 운영진이 김해론의 가능성과 재능을 알아보고 아티스트로 추가 계약을 진행해 지금의 '안정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전 처음엔 모노트리에 김재환의 친구로 오가다 작가 제안을 받고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 가수에게 제공하는 데모 가이드라고 하기엔 색이 짙고 개성이 강해, 그 자체로도 완성된 작품 같다며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게 손을 먼저 건네주셨어요."


다른 가수들의 곡을 만드는 동시에 싱어송라이터인 김해론은 각각의 작업 방식의 차이는 '나만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작가로 다른 아티스트 곡을 작업할 때는 거침없이 쓰는 스타일이라 속도도 빠르고 아이디어도 많은데 제 노래 작업은 어렵더라고요. 제 노래를 쓸 때 저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과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없다면 산으로 가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제 성격과 어울리는 곡을 들려드리며 다른 가수들과 차별화를 주려고 해요."


어릴 적 아빠와의 추억으로 음악과 가깝게 지냈다는 그는 중학교 시절, 아파트 내에서 진행된 노래자랑에 나가 1등을 하면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갖게 됐다.


"어릴 때 아빠가 캠핑카를 샀었는데 그 안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노래 대결을 했었어요. 어릴 때 기억이 거의 휘발됐는데 그때만은 선명해요. 그리고 엄마의 권유로 나간 노래자랑에 나간 후 노래하는 걸 더 좋아하게 됐죠. 그러다가 남의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내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이야기를 만드는 걸 좋아해 작가가 꿈이었는데 음악과 글 쓰는 일을 고민하면서 지금의 포지션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실용음악과에 입학하며 조금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한 그는 잠시 가수의 꿈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자신보다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을 보며 자신감이 하락하기도 했다. 그때 손을 내밀어 준 친구가 김재환이다.


"(김)재환이는 대학교 동기입니다. 똑같이 재수를 했고 동갑내기라 친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작업실에서 혼자 1년 동안 작업을 했던 때가 있었는데 재환이가 어느 날 연락이 와서 쓴 곡이 있다면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냈는데 회사에서 반응이 좋았다면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됐죠."


그렇게 해서 완성된 곡이 김재환의 첫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 '그렇게 널'이다. 김해론은 친구 김재환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행히 관계자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발표될 수 있었어요. 팬들이 많이 좋아해 주더라고요. 당시 타이틀곡 다음으로 인기가 많았고, 이 곡으로 인해 지금의 모노트리에 올 수 있어요. 재환이에게 사실 마음의 빚이 있어요. 작곡가를 하게 된 것도 가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친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안정제'가 공개된 후 '넌 원래 잘 될 친구였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나중에는 같이 방송도 함께 하자고 하고요. 이 마음 잊지 않고 열심히 해보려고 해요."


지금은 가수로 정식 데뷔했지만, 이전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수평선을 걷는 듯한 기분에 갇히기도 했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과 초조해지는 마음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 같아 괴로웠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의 인생 속 필수불가결이었다.


"어릴 때부터 아빠가 음악을 하는 걸 반대하셨어요. 제가 중학생 때 홈스쿨링을 했고, 고등학교는 자퇴를 했어요. 홈스쿨링으로 고등학교를 5등으로 입학을 해서 아빠의 기대가 컸는데 저는 1년의 학교생활 끝에 자퇴가 하고 싶더라고요. 공부하면서 음악도 하고 싶은데 도무지 음악 할 시간이 나지 않았거든요. 사실 중학교 때도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어요. 그래도 아빠는 싫어하셨죠. 그렇게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을 했는데 녹록지 않으니 너무 힘들었죠."


어렵게 온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고, 잘 해내고만 싶다. 이것이 현재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안정제'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 곡은 지금까지 제가 만들었던 음악 스타일과 비슷해요. 제 안에는 극과 극의 모습이 있어요. 어떨 때는 사무치는 우울함에서 빚어내는 음악이 있고, 또 밝은 마음 상태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있어요. 앞으로 정제되지 않고 날 것의 내 모습을 음악에 담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음악을 통해 김해론이란 사람의 매력을 더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에게 음악은 '습관'이다. 한순간도 음악에서 벗어나지 않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음악과 함께 한다는 그는, 누군가의 마음 한편에 위로가 되는 가수 김해론이고 싶다.


"김해론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김해론의 노래는 좋지'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고 싶어요. 들을수록 좋은 음악을 들려드릴게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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